어릴 적 기억 속 한 켠에 자리 잡은 맛, 3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금 그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번에는 어머니의 보양식을 위해, 그리고 나의 잊혀진 미각을 되살리기 위해 청송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바로 ‘세계평화식당’, 신촌약수터 인근에 자리 잡은, 약수로 끓인 닭요리로 오랜 명성을 이어온 곳이다.
영덕으로 향하는 길, 동청송·영양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니 거짓말처럼 식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넓은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그 옆에는 달기약수처럼 철분 맛이 느껴지는 탄산 약수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톡 쏘는 약수 한 모금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겉으로 보기에는 오래된 건물처럼 보였지만,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닭불백숙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4인분을 주문하니, 곧이어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하나하나 맛을 보니 신선함이 느껴졌고, 간도 적당해서 메인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백김치는 닭불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드디어 닭불백숙이 나왔다. 뽀얀 국물에 닭다리 하나와 작은 전복, 녹두가 들어간 백숙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닭불고기는 넓적하게 펴서 숯불에 구워져 나왔는데,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먼저 백숙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걸쭉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고, 닭고기는 쫄깃했다. 닭다리 살을 발라 먹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함께 들어있던 전복은 신선했지만, 내장 향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 꺼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껍질째 넣어 끓인 전복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이 좋았다.
다음으로 닭불고기를 맛보았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닭불고기는 담백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매력적이었다. 고추장 삼겹살과 비슷한 맛이 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계속 손이 갔다. 특히 백김치에 싸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6살 아이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맵기라고 하니,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다.

닭불고기는 가슴살로 만들어져 퍽퍽할 수 있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숯불 향과 양념이 잘 배어 있어 퍽퍽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담백한 맛이 좋았다. 닭다리 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어머니는 특히 백숙을 좋아하셨다. 몸이 허할 때면 늘 보양식으로 닭요리를 찾으시는데, 세계평화식당의 백숙은 어머니의 입맛에 딱 맞았던 모양이다. 닭죽 또한 약수로 조리해서인지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너른 주차장 한켠에 마련된 약수터가 눈에 띄었다. 쇠 맛이 나는 탄산수가 신기해서 몇 모금 더 마셨다. 이 약수로 닭요리를 만든다고 생각하니 더욱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세계평화식당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직원분들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불친절한 직원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 걸 보니, 직원 교육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10여 년 전에 맛있게 먹었던 닭불고기의 맛과는 조금 달랐다는 의견도 있었고, 가격 대비 밑반찬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약수로 끓인 닭요리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세계평화식당에서는 닭백숙, 닭불고기 외에도 닭날개 소금구이, 닭발구이 등 다양한 닭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닭날개 소금구이는 오븐이나 숯불에 구워져 나오는데,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닭발구이는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데, 술안주로 제격이라고 하니 다음에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
청송은 사과로도 유명한 곳이니, 식사 후에는 싱싱한 사과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자. 달콤하고 아삭한 사과는 입 안을 상쾌하게 해주고,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세계평화식당은 동청송영양 IC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넓은 주차장과 전기차 충전 시설도 갖추고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우니,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청송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세계평화식당에서 약수로 끓인 닭요리를 맛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30년 전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맛, 어머니의 건강을 챙겨주는 맛, 그리고 청송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세계평화식당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분명 어른들이 더 많이 좋아할 장소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