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녹아든 아차산 서울 멕시칸, 인생 타코 맛집 여정

어느덧 2017년부터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멕시코 북부 요리 전문점, 멕시칼리. 푸드트럭에서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맛집으로 성장했다는 이야기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아차산으로 향했다. 평소 멕시칸 요리를 즐겨 먹는 나에게 이곳은 서울 3대 타코 맛집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아차산역에서 내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오렌지색 건물이 나타났다. 건물 외벽에는 “EAT, DRINK, ENJOY”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간판이 붙어 있어,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미식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공간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매장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주말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괜찮다. 이 맛있는 타코를 맛보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멕시칼리 외부 전경
세월이 깃든 듯한 외관이 맛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다.

기다리는 동안, 매장 밖에서 메뉴를 훑어보았다. 시그니처 메뉴인 피쉬 타코를 비롯해, 빠빠, 퀘사디아, 나초 등 다채로운 멕시코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살사 매직’이라는 문구가 적힌 수제 살사 소스에 대한 설명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꽤 넓은 공간이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멕시코풍의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멕시코 현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다시 정독하며 고민에 빠졌다. 워낙 먹고 싶은 메뉴가 많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멕시칼리 콤비네이션 세트를 주문했다. 2-3인용 세트 메뉴였지만,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은 욕심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요리들이 하나씩 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단연 피쉬 타코였다. 나무 받침대에 가지런히 놓인 타코 위에는 바삭하게 튀겨진 생선 튀김과 신선한 양배추, 그리고 멕시칼리 특제 살사 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튀김옷은 한 눈에 보기에도 바삭함이 느껴질 정도였고, 그 위에 올려진 보랏빛 양배추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 속 부드러운 생선 살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멕시칼리 특제 살사 소스는, 흔히 맛볼 수 있는 살사 소스와는 차원이 다른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맵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생선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타코 전체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피쉬 타코
튀김옷의 바삭함과 속살의 촉촉함, 그리고 소스의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다음으로 맛본 메뉴는 소고기 퀘사디아였다. 커다란 또띠아 안에 육즙 가득한 소고기 등심과 몬테레이 치즈, 신선한 야채가 듬뿍 들어간 퀘사디아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퀘사디아를 한 조각 잘라 입에 넣으니, 불향 가득한 소고기의 풍미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치즈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멕시칼리의 퀘사디아는, 소고기의 익힘 정도와 간이 완벽하게 조절되어 있어,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함께 나온 빠빠 소스에 찍어 먹으니,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빠빠는 스페인어로 감자를 뜻하는 메뉴다. 큼지막하게 잘 익힌 감자 위에 멜팅 치즈를 올리고, 양파와 잘 익힌 소고기를 곁들인 메뉴인데, 퀘사디아 못지않게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감자의 부드러운 식감과 멜팅 치즈의 고소함, 그리고 소고기의 풍미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황홀한 맛의 향연이 펼쳐지는 듯했다. 특히 빠빠에 올려진 소고기는, 퀘사디아와 마찬가지로 완벽한 조리 상태를 자랑했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남은 감자를 으깨 소고기와 함께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멕시칼리 콤비네이션 세트에는 과카몰레 나초와 다양한 종류의 타코가 함께 제공되었다. 과카몰레 나초는, 바삭하게 튀겨진 나초 위에 신선한 아보카도로 만든 과카몰레를 듬뿍 올려, 상큼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선사했다. 타코는, 돼지고기, 소고기, 새우 등 다양한 종류가 제공되어,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새우 타코는, 통통한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매콤한 소스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과카몰레 나초
신선한 아보카도와 바삭한 나초의 만남은 언제나 옳다.

음식을 맛보는 동안, 테이블 벨이 없어 직원분들을 부르기 다소 어려웠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직원분들은 항상 친절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음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주어, 불편함을 잊게 만들었다.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멕시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멕시칼리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 옆에 놓인 작은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멕시칼리는 2017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지금의 어엿한 매장으로 성장했다는 내용이었다. 안내판에는, 멕시칼리의 초창기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지금과는 사뭇 다른 소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은 푸드트럭에서 시작해,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으로 성장한 멕시칼리의 이야기는, 나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

멕시칼리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멕시코의 맛과 문화를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특히 인생 타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맛있었던 피쉬 타코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멕시코 현지인이 추천할 정도라는 멕시칼리의 음식들은, 왜 이곳이 서울 3대 타코 맛집으로 불리는지, 그리고 왜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곳을 찾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해 주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더욱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 그땐 꼭 맥주나 와인도 곁들여, 멕시코의 풍미를 더욱 깊이 느껴봐야겠다.

멕시칼리 간판
저녁에는 간판 조명이 켜져 더욱 분위기 있다.

돌아오는 길, 석양이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멕시칼리에서 맛본 멕시코 음식의 여운과 함께,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멕시칼리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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