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현지인 사이 소문난 인도 맛집, 마운틴 티핀에서 즐기는 미식 여행

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은 더없이 맑고 햇살은 따스했다. 이런 날은 왠지 특별한 음식이 당긴다. 평소 즐겨 먹던 한식이나 양식 대신, 뭔가 이국적이면서도 내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을 찾고 싶었다. 머릿속을 스치는 건 강렬한 향신료와 부드러운 난의 조화, 바로 인도 커리였다. 천안에서 인도 음식을 제대로 한다는 곳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발견한 곳, ‘마운틴 티핀’이었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 그리고 현지인들의 극찬이 담긴 리뷰들이 내 발길을 이끌었다. 그래, 오늘 점심은 이곳으로 정했다.

신부동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간판부터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마운틴 티핀’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만 보면 언뜻 인력사무소 같다는 평도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맛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나는 곧 알게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하게 퍼지는 향신료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테이블에는 이미 외국인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마치 내가 잠시 인도로 순간 이동을 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직원들은 능숙한 한국어로 나를 맞이했고,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오래된 업장의 느낌은 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편안함을 더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버터난과 커리
테이블 가득 차려진 버터난과 커리,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커리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 난과 탄두리 치킨, 라씨까지… 다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결정 장애가 올 지경이었다. 고민 끝에, 런치 세트에 양고기 구이를 추가하고, 난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버터 난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킹피셔 맥주까지 주문을 마쳤다. 주문을 하는 동안에도, 직원들은 시종일관 친절한 미소로 응대해 주었다. 마치 오랜 단골을 대하는 듯한 편안함에, 나는 더욱 기대감에 부풀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킹피셔 맥주였다. 시원하게 들이켜니, 갈증이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잠시 후, 런치 세트 메뉴들이 하나 둘 테이블 위를 채우기 시작했다. 큼지막한 버터 난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난에서는 버터의 풍미가 은은하게 풍겨져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난이었다.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큰 크기에 살짝 놀랐지만, 먹음직스러운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테이블 위에 놓인 다양한 인도 음식
푸짐하게 차려진 인도 요리 한 상, 눈과 코와 입이 모두 즐겁다.

다음으로 나온 것은 탄두리 치킨이었다. 겉은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고,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닭고기의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향신료의 풍미가 강렬하지 않아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 함께 나온 레몬 조각을 살짝 뿌려 먹으니, 상큼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기대했던 버터치킨마살라 커리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놋으로 만들어진 듯한 그릇 아래에는 작은 초가 켜져 있어, 은은하게 커리를 데워주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깊고 진한 색깔의 커리에서는, 향신료의 향과 함께 고소한 버터 향이 느껴졌다. 큼지막한 닭고기 조각들이 듬뿍 들어 있었고, 부드러운 크림이 더해져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버터치킨마살라 커리
깊고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버터치킨마살라 커리.

드디어 난을 찢어 커리에 듬뿍 찍어 맛을 보았다. 부드러운 난의 식감과, 깊고 진한 커리의 풍미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향신료의 향은, 나를 순식간에 인도로 데려가는 듯했다. 닭고기는 부드러웠고, 커리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솔직히 커리가 중간 매운맛이라고 해서 살짝 걱정했는데,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내 입맛에도 전혀 맵지 않았다. 오히려 은은하게 느껴지는 매콤함이 커리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해 주었다.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꼭 매운맛으로 주문해서 먹어보길 추천한다.

탄두리 치킨도 커리에 찍어 먹어 보았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탄두리 치킨과, 깊고 진한 커리의 조합은 상상 이상으로 훌륭했다. 퍽퍽할 수 있는 닭가슴살도, 커리 덕분에 촉촉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런치 세트에 함께 나온 밥은 인도쌀로 지은 밥이 아니어서 살짝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인도쌀로 지은 밥을 따로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버터 난이 워낙 맛있었기에, 밥 대신 난을 추가해서 먹기로 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큼지막한 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양고기 구이는 런치 세트에 추가로 주문한 메뉴였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고,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양고기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양고기를 좋아한다면, 꼭 추가해서 먹어보길 추천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직원들은 끊임없이 테이블을 살피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었다. 물이 비어 있으면 바로 채워주었고, 식기가 불편하면 바로 교체해 주었다.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인도인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도, 한국말을 খুবই 잘하셔서 의사소통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셔서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왔다. 런치 세트 메뉴에 양고기 구이까지 추가했더니, 양이 꽤 많았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 덕분에, 남김없이 싹싹 비워냈다. 마지막으로 짜이를 주문해서 따뜻하게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은은한 향신료 향이 느껴지는 짜이는, 식사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장식해 주었다.

접시에 담겨 나온 탄두리 치킨
겉은 붉고 속은 촉촉한 탄두리 치킨, 레몬즙을 살짝 뿌려 먹으면 더욱 맛있다.

‘마운틴 티핀’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음식 맛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이곳이 천안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양을 생각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런치 세트는 가성비가 훌륭하니, 꼭 한번 이용해 보길 추천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처 지하상가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주차 요금이 천안 치고는 비싼 편이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주차 시간을 1시간밖에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에, 타임어택하듯이 식사를 해야 한다는 점도 살짝 아쉬웠다.

탄두리 치킨 조각
향신료에 절여진 탄두리 치킨 조각,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다음에는 꼭 저녁에 방문해서, 다양한 커리와 난을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프라운칠리 바베큐와 고스트 팔라크 커리도 꼭 먹어봐야겠다. ‘마운틴 티핀’은, 나에게 천안 신부동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해 준 곳이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해서, 인도 음식의 매력에 푹 빠져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안에는 아직도 향신료의 향이 맴도는 듯했다. ‘마운틴 티핀’에서의 특별한 점심 식사 덕분에, 평범한 연차 날이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천안에서 진정한 인도 음식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마운틴 티핀’을 꼭 방문해 보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커리와 밥
커리에 밥을 비벼 먹어도 꿀맛!
라씨
달콤한 라씨로 마무리하면 완벽한 식사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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