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도시. 푸른 바다와 정겨운 사투리,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돼지국밥이다. 부산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 맛집을 찾아 나섰다. 여러 곳을 검색해보다가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합천일류돼지국밥’이었다. 24시간 영업이라는 매력적인 정보와 수많은 방문객들의 후기가 나의 발길을 이끌었다. 특히 섞어국밥에 대한 칭찬이 자자해서 기대감을 한껏 품고 사상 괘법동으로 향했다.
부산 사상구 광장로, 르네시떼역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합천일류돼지국밥. 지하철역에서 내려 몇 걸음 걷지 않아도 큼지막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서부시외버스터미널과도 가까워 타지에서 온 여행객들에게도 접근성이 뛰어나 보였다. 평일 늦은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2층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다만, 주차장 입구가 다소 좁아 운전 초보에게는 약간의 긴장감을 선사할 듯했다. 가게 앞에는 유료 공영주차장도 있었지만, 웬만하면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돼지국밥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테이블석과 좌식석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었고, 혼자 온 손님부터 단체 손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정겨운 부산 사투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마치 오랜 역사를 지닌 국밥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고기국밥, 순대국밥, 섞어국밥 등 다양한 종류의 국밥이 있었다. 곁들임 메뉴로 수육과 순대도 판매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섞어국밥을 주문했다.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가격은 10,000원으로, 요즘 물가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반찬이 테이블에 차려졌다. 뽀얀 배추김치와 깍두기, 부추무침, 다진 마늘, 고추, 된장, 새우젓 등 푸짐한 구성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쌈장이었다. 쌈밥집에서나 볼 법한 진한 색깔과 깊은 향이 인상적이었다. 깍두기와 김치는 먹음직스럽게 썰어져 나왔고, 신선한 부추무침은 국밥에 넣어 먹기 좋을 듯했다.
게다가 셀프바에서는 양파와 깍두기 등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인심 좋은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밥 역시 추가 요금 없이 무한리필로 제공된다고 하니,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 아닐까. 다만, 음식을 남기면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먹을 만큼만 덜어 먹는 것이 중요하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섞어국밥이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다진 마늘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돼지 뼈를 우려낸 육수는 깊고 진한 향을 풍겼다. 섞어국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살코기와 내장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맛보았다. 뽀얀 국물은 보기와는 달리 깔끔하고 담백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마늘 향이 국물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진 양념을 풀기 전에는 약간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곧바로 다진 양념과 다진 마늘을 국물에 풀었다.
다진 양념이 풀어진 국물은 순식간에 붉은빛을 띠며 매콤한 향을 풍기기 시작했다. 한 숟갈 떠서 맛보니,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늘의 알싸한 맛과 다진 양념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섞어국밥에 들어있는 돼지고기는 잡내없이 부드러웠고, 쫄깃한 내장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국밥 속에 들어있는 밥은 토렴되어 나왔다. 뜨거운 국물에 밥알이 적당히 불어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 맛이 깊게 배어 있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밥과 고기, 내장을 함께 먹으니 든든함이 밀려왔다. 특히, 진한 쌈장에 양파를 찍어 국밥과 함께 먹으니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기본 반찬으로 제공된 깍두기와 김치도 훌륭했다. 아삭한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새콤달콤한 맛을 냈다. 매콤한 김치는 국밥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는 나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나는 셀프바에서 깍두기를 한 번 더 리필해 먹었다.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뜨끈한 국물과 푸짐한 건더기를 남김없이 해치웠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합천일류돼지국밥의 섞어국밥은 나의 기대를 100% 충족시켜주었다. 부산에서 맛본 돼지국밥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나는 다음번 부산 방문 때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는 섞어국밥뿐만 아니라, 수육과 순대도 함께 맛봐야겠다. 합천일류돼지국밥은 부산 여행의 필수 코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진정한 부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