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얼큰한 국물에 빠져드는 종로5가 맛집, ‘수미식당’에서 만나는 푸짐한 인심

3주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뭐니 뭐니 해도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이었다. 며칠 동안 파스타와 빵으로 느끼해진 속을 달래줄, 한국인의 소울푸드를 찾아 종로5가 골목을 헤맸다. 그러다 붉은색 간판이 눈에 띄는 ‘수미식당’을 발견했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드는 외관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훅 끼쳐왔다.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아저씨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약간은 시끌벅적한 분위기였지만,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여행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나에게는 활기찬 기운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수미식당 외관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수미식당의 외관. 빨간색 간판이 눈에 띈다.

메뉴판을 보니 닭한마리칼국수, 순댓국, 닭곰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고민 끝에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메뉴는 바로 ‘얼큰 닭한마리칼국수’였다.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간절히 원했던 바로 그 맛! 함께 곁들여 먹을 육전도 하나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전이 먼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육전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얇게 썬 고기에 계란물을 입혀 구워낸 육전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함께 나온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감칠맛이 났다.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육전의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노릇노릇 육전
겉바속촉의 정석, 육전!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육전을 몇 점 먹고 있으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한마리칼국수가 나왔다. 커다란 냄비에 푸짐하게 담긴 닭한마리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뽀얀 사골 국물에 닭고기와 칼국수, 만두,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다. 테이블에 놓인 버너에 불을 켜고 국물이 끓기를 기다렸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진하고 깊은 맛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사골 국물 베이스에 다진 양념을 풀어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닭고기는 얼마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되었다. 야들야들한 닭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았다.

얼큰 닭한마리 칼국수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얼큰 닭한마리 칼국수. 푸짐한 양에 놀랐다.

칼국수 면은 쫄깃쫄깃했고, 만두는 속이 꽉 차 있었다. 특히 국물에 푹 익은 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닭개장 맛이 났다. 정말 한국인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하는 맛이었다.

수미식당은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푸짐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다른 가게와 같은 가격에 2배의 건더기를 준다는 말이 실감났다. 사장님은 친절했고, 음식 맛도 훌륭했다. 덕분에 아주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자 방문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옆 테이블 아저씨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수미식당은 가성비도 훌륭했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이 가격에 이렇게 푸짐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주차도 지원된다고 하니, 차를 가지고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머리고기 수육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머리고기 수육. 술안주로 제격이다.

다음에는 순댓국이나 닭발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수미식당의 순댓국은 고기만 넣어 끓여낸다는 이야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순대를 넣지 않고 오직 고기로만 승부하는 순댓국은 어떤 맛일까?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유럽 여행 후 얼큰한 국물이 간절했던 나에게 수미식당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훌륭한 맛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었다. 종로5가에서 맛있는 국밥집을 찾는다면, 수미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뽀얀 닭한마리 칼국수
얼큰한 맛이 부담스럽다면, 뽀얀 닭한마리 칼국수를 선택해도 좋다.

수미식당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사는 것 같다. 앞으로도 종종 수미식당에 들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힘을 내야겠다.

돌아오는 길, 뜨끈한 국물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수미식당. 종로5가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분명 당신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선지국
선지국 또한 수미식당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촉촉한 머리고기 수육
머리고기 수육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다채로운 밑반찬
수미식당에서는 다채로운 밑반찬도 맛볼 수 있다.
닭한마리 칼국수 클로즈업
닭한마리 칼국수의 면발은 쫄깃하고 국물은 시원하다.
고기 가득한 순댓국
수미식당의 순댓국은 순대 없이 고기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김치전골
얼큰한 김치전골도 수미식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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