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함덕 해변의 푸른 물결이 아련히 눈에 선한 아침이었다. 늦잠을 즐기는 편이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일찍 눈이 떠졌다. 창밖을 보니 햇살이 싱그럽게 쏟아지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벼르던 고기국수를 먹으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함덕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조천, 그곳에 숨겨진 고기국수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순울림’. 이름에서부터 깊은 맛의 울림이 느껴지는 듯했다.
숙소를 나서자 상쾌한 제주 바람이 볼을 스쳤다. 드라이브 삼아 길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굽이굽이 길을 따라가니, 멀리서도 눈에 띄는 오렌지색 건물이 나타났다. 드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드디어 ‘순울림’ 안으로 발을 들였다.
문을 열자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전 9시,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몇몇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앉아 있었다. 따뜻한 국물을 후루룩 마시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기국수, 멸치국수, 비빔국수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역시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고기국수였다. 제주산 흑돼지 100%만을 사용한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흑돼지 특유의 쫄깃함과 고소함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고기국수와 함께 돔베고기(절반)도 주문했다. 왠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메뉴였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무우차가 나왔다. 은은한 무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물 대신 제공되는 무우차에서부터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에 듬뿍 올려진 흑돼지 고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파, 김가루, 고춧가루 등의 고명도 넉넉하게 올려져 있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푸짐한 양에 감탄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국물과 함께 크게 한 입 맛보았다.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식감이 좋았다. 흑돼지 고기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흑돼지 특유의 풍미가 국물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냈다.
함께 나온 김치와 깍두기도 훌륭했다. 특히 깍두기는 아삭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고기국수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돔베고기도 맛보았다. 도마 위에 가지런히 놓인 돔베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젓가락으로 집어 새우젓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육질이 그대로 느껴졌다.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었다. 특히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텅 비어 있었다.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몸보신을 제대로 한 느낌이랄까.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아이들을 위한 메뉴(전복죽 등)도 준비되어 있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도 좋을 것 같았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주변 관광지가 눈에 들어왔다. 순울림은 사려니숲길, 에코랜드 등 제주 동부의 주요 관광지와도 가까워서 식사 후 가볍게 둘러보기에 좋았다. 나는 사려니숲길로 향했다.

싱그러운 숲길을 걸으며, 순울림에서 맛보았던 고기국수의 여운을 느껴보았다. 든든한 아침 식사 덕분인지, 발걸음도 가볍게 느껴졌다. 제주 동부 지역을 여행하면서 맛집을 찾는다면, 자신 있게 ‘순울림’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아침 일찍 문을 여는 덕분에,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따뜻한 국물과 쫄깃한 흑돼지 고기가 선사하는 행복, 순울림에서 경험해보시길 바란다.

덧붙여, 순울림에는 물만두와 비빔국수 조합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이 조합으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직원분들이 친절하다는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매니저님이 예쁘다는 후기가 많으니, 방문 시 참고하시길! 깔끔한 매장, 넉넉한 주차 공간,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순울림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제주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순울림에서 맛본 고기국수 덕분에, 제주의 아침이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도 순울림은 나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