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뿌연 스모그가 도시를 뒤덮은 날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시원한 무언가가 간절했고,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건 톡 쏘는 냉모밀의 기억이었다. 일산에서 소바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지체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유명세 덕분인지, 아니면 정말 날씨 때문인지, 하나로마트 건물에 자리 잡은 식당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예전에는 백석동에서 작게 시작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대화동으로 확장 이전했다는 이야기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넓어진 주차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차는 쉽지 않았다. 하나로마트와 주유소를 이용하는 차량들까지 더해져, 주차 공간을 찾는 것부터가 작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생각에 이 정도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식당 입구에 다다르니, 커다란 글씨로 ‘월요일 영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헛걸음할 뻔한 위기를 넘기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분주한 홀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은 다소 좁았지만,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냉모밀, 판모밀은 기본이고 돈까스, 생선까스, 심지어 김치나베까스까지 있었다. 예전에는 메밀소바 전문점이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메뉴를 늘린 듯했다. 잠시 고민 끝에, 나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냉모밀과 돈까스를 주문했다.

주문 후, 테이블에 놓인 식기들을 살펴보았다. 평범한 스테인리스 젓가락과 숟가락이었지만,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테이블 한쪽에는 작은 티슈 케이스와 함께,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넓은 창밖으로는 하나로마트의 풍경이 펼쳐졌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장을 보러 왔다가 식사를 하러 온 듯,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혼자 온 손님들은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냉모밀이 나왔다. 뽀얀 메밀 면 위에 김 가루, 송송 썰린 파, 무 간 것이 소복하게 올려져 있었다. 붉은색의 깜찍한 어묵 한 조각이 앙증맞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잘 꾸며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는 보기만 해도 온몸이 시원해지는 듯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육수에 담갔다. 면발은 탱글탱글했고,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스모그로 답답했던 목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면과 육수의 조화가 훌륭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육수의 뒷맛에서 살짝 탄 맛이 느껴진 것이다. 섬세한 미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히 알아챌 만한 부분이었다.
이어서 돈까스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 위에 두툼한 돈까스 두 덩이가 얹어져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비주얼은 합격점이었다. 샐러드와 밥, 단무지, 김치가 함께 제공되었다. 돈까스 소스는 따로 작은 그릇에 담겨 나왔다.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물자, 바삭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돼지고기는 두툼하고 부드러웠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돈까스 소스는 평범했지만, 돈까스 자체의 맛이 훌륭해서 만족스러웠다. 샐러드는 신선했고, 밥과 김치도 무난했다. 전체적으로 돈까스의 양이 푸짐해서, 배부르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냉모밀을 먹다가 돈까스를 먹으니, 느끼함이 싹 가시는 듯했다. 냉모밀의 시원함과 돈까스의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번갈아 가며 먹으니,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이 식당의 역사가 궁금해졌다. 1981년부터 시작되었다는 문구를 본 것 같기도 하다. 오랜 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맛을 지켜왔다는 사실에 존경심이 들었다. 어쩌면 이 맛은, 일산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맛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포장 메뉴 안내문과 함께, 다양한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기자기한 인형들과 함께, ‘고양페이 사용 불가’라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섰다.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하면, 좀 더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한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김치나베까스의 맛이 궁금했다.
하나로마트를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전히 스모그는 걷히지 않았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시원한 냉모밀과 든든한 돈까스 덕분에, 몸과 마음이 모두 충전된 기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이 식당의 성공 비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맛은 기본이고,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이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일 것이다. 또한, 하나로마트라는 좋은 입지 조건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왔다는 점일 것이다.

집에 도착해서, 나는 오늘 먹었던 냉모밀과 돈까스의 맛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톡 쏘는 육수와 탱글탱글한 면발, 바삭하고 부드러운 돈까스의 식감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산에서 맛있는 소바를 맛보고 싶다면, 하나로마트에 위치한 이 식당을 추천한다. 훌륭한 맛과 푸짐한 양, 저렴한 가격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단,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오늘의 맛집 탐험은 성공적이었다. 스모그로 답답했던 하루를, 맛있는 음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앞으로도 나는, 일산 곳곳에 숨겨진 맛집들을 찾아다닐 것이다. 그리고 그 맛있는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