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점심, 분당에서 약속이 생겼다. 늘 가던 프랜차이즈 식당은 지겨워, 특별한 곳을 찾고 싶었다.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은 서판교의 작은 골목에 숨어있는 듯한 일식집, ‘스시슌’이었다. 1인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라기에 더욱 기대감이 부풀었다. 깔끔하고 깨끗한 분위기라는 리뷰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칭찬 일색의 글들이 나의 기대를 더욱 자극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주변을 둘러봤다. 아담한 상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골목은 조용하고 한적했다. 스시슌은 생각보다 더 작고 아담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은은한 조명이 테이블을 비추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은 편안함 그 자체였다.

창밖으로는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고, 나무 소재의 블라인드가 드리워진 창가는 아늑한 느낌을 더했다. 테이블 위에는 정갈하게 세팅된 식기와 냅킨이 놓여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에서 이곳의 음식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메뉴를 펼쳐 들었다. 점심시간이라 간단하게 후토마끼와 모듬초밥을 주문했다. 다른 테이블을 슬쩍 보니, 튀김냉소바를 많이들 먹는 것 같았다. 특히 새우튀김이 독특한 모양으로 올려져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음에는 꼭 튀김냉소바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토마끼가 나왔다. 접시 가득 담긴 후토마끼는 그 크기부터 압도적이었다. 김 안에는 밥, 연어, 참치, 새우튀김, 계란 등 다양한 재료들이 꽉 차 있었다. 마치 보석 상자를 열어보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 신선한 해산물과 아삭한 채소, 바삭한 튀김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특히 연어의 고소함과 살살 녹는 듯한 식감은 잊을 수 없었다.

흑색의 긴 사각 접시에 담겨 나온 후토마끼는 시각적으로도 훌륭했다. 먹기 좋게 썰어져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후토마끼 아래에는 크리미한 소스가 тонкий(얇게) 뿌려져 있었는데,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어서 나온 모듬초밥 또한 훌륭했다. 윤기가 흐르는 신선한 활어회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광어는 두툼하게 썰어져 있어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은 최고였다. 밥알의 양도 적당했고, 샤리의 간도 완벽했다.
초밥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연어 초밥이었다. 선명한 주황빛을 띠는 연어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초밥과 함께 나온 샐러드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아삭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의 조화는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샐러드에 뿌려진 드레싱은 시판용이 아닌 직접 만든 듯한 느낌이었다. 과하지 않은 단맛과 은은한 허브 향이 어우러져 샐러드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식사를 마치니 후식으로 홍초를 내어주셨다. 상큼하고 시원한 홍초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완벽한 선택이었다. 홍초를 마시며 잠시 여유를 즐겼다.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스시슌은 1인 셰프가 운영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도 훌륭했다. 직원분들은 친절하고 상냥했으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작은 가게였지만, 손님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가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다. 상가 앞에 주차 공간이 협소하여 골목에 주차하거나, 근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다음에는 저녁에 방문해서 사케와 함께 스시를 즐겨보고 싶다. 그땐 꼭 튀김냉소바도 함께 주문해야지. 서판교에서 특별한 점심식사를 원한다면, 스시슌을 강력 추천한다. 신선한 재료와 셰프의 정성이 가득 담긴 스시는 분명 당신의 미각을 만족시켜줄 것이다.

며칠 후, 스시슌의 튀김냉소바가 자꾸만 아른거려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였다. 튀김냉소바와 함께 모듬초밥, 모듬특초밥,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감자 고로케도 주문했다. 역시나 모든 메뉴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튀김냉소바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소바 위에 얹어진 새우튀김은 마치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웠다. 가느다란 면발을 튀겨 만든 새우튀김은 바삭하면서도 고소했고, 짭짤한 소바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새우튀김뿐만 아니라 소바 자체도 훌륭했다. 쫄깃한 면발은 탱글탱글 살아있었고, 시원한 국물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아이들을 위해 주문한 감자 고로케도 인기 만점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고로케는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고로케 위에 뿌려진 달콤한 소스는 아이들이 더욱 좋아하는 이유였다. 사장님께서는 인원수에 맞춰 고로케를 제공해주시는 센스를 보여주셨다.
스시슌은 맛, 서비스,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서판교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스시슌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