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안산 다문화거리에서 가장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곳이 아닐까. 좁다란 골목길 어귀에 자리한 ‘베트남고향식당’은 간판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낡은 듯 정겨운 외관은, 마치 내가 알지 못하는 먼 과거로부터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가게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훅 끼쳐오는 낯선 향신료 내음. 왁자지껄한 소리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종업원들의 모습은, 마치 내가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베트남 어느 현지 식당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다소 정신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북적거림 속에서 묘한 활기가 느껴졌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쌀국수 종류만 해도 어찌나 다양한지. 소고기 쌀국수, 닭 쌀국수, 해물 쌀국수… 그 외에도 분짜, 반쎄오, 반미 등 이름조차 낯선 다양한 베트남 현지 요리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메뉴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유튜브에서 봤던 ‘수염소년BK’님의 추천 메뉴도 놓치지 않고 눈여겨봤다.
고심 끝에, 나는 소고기 쌀국수 짜죠 세트와 해물볶음밥, 그리고 반쎄오, 반미, 파인애플 주스까지 푸짐하게 주문했다. 마치 뷔페에 온 것처럼, 테이블 위에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가장 먼저, 소고기 쌀국수부터 맛을 봤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고기가 듬뿍 올라가 있었다. 국물 한 모금을 들이켜니, 깊고 진한 소고기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다른 쌀국수 전문점들에 비해 간이 슴슴한 편이라,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더욱 돋보였다. 면은 중면이었는데, 쫄깃한 식감이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함께 나온 짜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갓 튀겨져 나와 뜨끈한 짜조를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기름 향과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쌀국수와 짜조의 조합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해물볶음밥은, 밥알 하나하나에 해물의 풍미가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오징어,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씹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만, 소스가 살짝 덜 배어 싱겁게 느껴지는 부분은 아쉬웠다.
드디어, 기대하고 기대했던 반쎄오가 나왔다. 큼지막한 크기의 반쎄오는, 얇고 바삭한 피 안에 숙주, 새우, 돼지고기 등 다양한 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함께 제공된 신선한 채소에 싸서 느억맘 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바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마치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듯한, 이국적인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반미는, 바게트 빵 안에 고기와 채소가 듬뿍 들어간 베트남식 샌드위치다. 바삭한 바게트 빵과,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고기의 조화가 훌륭했다.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았다. 다만, 핫소스의 매운맛이 다소 강하게 느껴져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달콤한 파인애플 주스로 입가심을 했다. 신선한 파인애플을 그대로 갈아 넣어 만든 주스라, 인공적인 단맛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베트남고향식당은, 마치 베트남 골목 속에 숨겨진 맛집을 발견한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베트남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이 빨리 치워지지 않거나, 위생적인 부분에서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감수할 만큼, 음식 맛은 훌륭했다. 특히, 고수와 박하잎을 함께 제공하는 점은, 베트남 현지의 맛을 더욱Real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킬링 포인트였다. 고수를 듬뿍 넣어 쌀국수를 먹으니, 마치 내가 진짜 베트남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답게, 직원분들은 한국말이 유창했다. 덕분에 주문하거나 문의할 때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다만, 사장님은 다소 무뚝뚝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이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내공이 느껴지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다. 쌀국수, 짜조, 해물볶음밥, 반쎄오, 반미, 파인애플 주스까지 푸짐하게 먹었는데도, 5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이 정도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베트남고향식당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베트남고향식당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베트남 현지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안산 다문화거리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당신도 베트남고향식당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다만,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닭 국수는 비린 맛이 강해 추천하지 않는다. 해산물 국수가 오히려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쌀국수에 들어가는 고기는 양이 적다고 느껴질 수 있으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기를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위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방문을 다시 한번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베트남고향식당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는 안산 다문화거리를 천천히 거닐었다. 거리 곳곳에는 베트남 식료품점, 옷 가게, 액세서리 가게 등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마치 내가 진짜 베트남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거리에는 베트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안산 다문화거리는, 한국 속의 작은 베트남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베트남의 문화와 음식을, Real하게 체험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베트남을 좋아하거나,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안산 다문화거리를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베트남고향식당에서 맛있는 쌀국수도 꼭 한번 맛보길 바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베트남고향식당에서 먹었던 쌀국수 맛을 떠올렸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육수의 풍미, 쫄깃한 면발, 그리고 향긋한 고수. 그 맛은, 마치 내 입안에 작은 베트남을 담아놓은 듯했다. 나는, 조만간 다시 베트남고향식당을 방문하여, 그곳의 다른 메뉴들도 맛볼 것을 다짐했다. 다음에는, 분보후에와 공심채 볶음을 꼭 먹어봐야겠다.

베트남고향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베트남의 문화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내게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안산 다문화거리에서 맛보는 베트남의 맛, 베트남고향식당에서 Real하게 경험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