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 후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향한 곳은 평리동의 숨겨진 보석, ‘고기굽는남자’였다. 며칠 전부터 SNS를 뜨겁게 달구던 그곳, 드디어 나도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세련된 외관이 눈에 띈다. 은은하게 빛나는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고기굽는남자”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since 2013″이라는 문구가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내공을 짐작하게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젊은 직원들의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고, 테이블마다 맛있는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평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삼겹살, 목살, 갈비 등 다양한 돼지고기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잠시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삼겹살과 껍데기를 주문하기로 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점심특선 메뉴도 안내되어 있었는데, 된장말이밥, 갈비밥, 게장비빔밥 등 식사류 메뉴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다음번 점심에는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문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빠르게 차려졌다. 싱싱한 쌈 채소는 기본, 짭짤한 젓갈, 아삭한 백김치, 그리고 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명이나물까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뜨끈한 조개탕이었다. 맑은 국물에 시원한 조개가 듬뿍 들어간 조개탕은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겹살이 등장했다. 선홍빛 살코기와 눈처럼 하얀 비계가 층층이 쌓인 삼겹살의 자태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불판 위에 삼겹살을 올려주셨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저희 고굽남은 고기를 직접 구워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드시기만 하세요.”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본격적인 고기 굽기가 시작되었다. 전문가의 손길은 역시 달랐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모습으로 완성되어 갔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시는 센스까지!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젓가락만 들고 기다릴 수 있었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겉면은 바삭해 보였고, 속은 촉촉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먼저 소금에 살짝 찍어 맛을 보았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쫄깃한 식감이 혀를 즐겁게 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삼겹살의 맛이구나!
이번에는 젓갈에 찍어 먹어보았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젓갈은 삼겹살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쌈 채소에 삼겹살, 젓갈, 마늘, 고추를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아삭아삭한 채소와 쫄깃한 삼겹살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구운 백김치와의 조합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백김치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끊임없이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삼겹살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다음 타자는 껍데기였다. 껍데기는 돼지 껍질을 특유의 양념에 재워 구워 먹는 메뉴인데,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껍데기는 삼겹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껍데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했다. 콩가루에 콕 찍어 먹으니,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하지만 껍데기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메뉴였다. 삼겹살과 함께 먹기에는 다소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껍데기 특유의 식감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맛이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직원분께서 불판을 갈비 전용 불판으로 교체해주셨다. 드디어 갈비를 맛볼 차례가 된 것이다. 사실 나는 고굽남의 갈비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갈비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메뉴판에는 갈비 60%, 목살 40%라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로 나온 갈비는 목살의 비율이 훨씬 높아 보였다. 갈비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보다는 퍽퍽한 목살의 식감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양념 맛은 괜찮았지만, 갈비보다는 양념 목살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식사 메뉴로 된장말이밥을 주문했다. 된장말이밥은 뜨거운 뚝배기에 밥과 된장찌개를 함께 넣어 끓여낸 음식인데, 술안주로도 좋고 식사로도 훌륭하다. 고굽남의 된장말이밥은 특히 깊고 진한 된장찌개 맛이 일품이었다. 밥을 말아 먹으니,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다만, 된장말이밥은 간이 조금 센 편이었다. 술안주로는 괜찮겠지만, 식사로 먹기에는 조금 짜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포인트 적립도 가능하다고 했다. 자주 방문할 예정이라면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주변 골목에 주차해야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불편함은 맛있는 고기 맛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고굽남은 만족스러운 식사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특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인상적이었다. 고기를 직접 구워주는 것은 물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고굽남의 큰 장점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갈비의 퀄리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된장말이밥은 간이 조금 셌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훌륭한 삼겹살 맛과 친절한 서비스로 충분히 커버되었다.

고굽남을 나서면서, 나는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다음번에는 꼭 삼겹살과 된장말이밥을 다시 주문해야겠다. 그리고 그때는 주차 공간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해야겠다. 평리동에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맛보고 싶다면, 고굽남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
오늘도 맛있는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맛있는 음식은 언제나 나를 웃게 만든다. 그리고 고굽남은 나에게 맛있는 행복을 선물해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