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온 김천, 혁신도시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식집이 있었습니다. ‘시월’이라는 정감 어린 이름이 왠지 모르게 끌렸습니다. 뭉근한 그리움처럼 다가오는 한 끼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었습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깔끔하고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은은한 조명이 따스함을 더하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벽돌 질감의 외관과 달리 내부는 밝고 모던한 분위기였습니다. 천장에는 동그란 조명들이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창밖으로는 혁신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살펴보니 돌솥밥 정식이 주 메뉴인 듯했습니다. 곤드레 돌솥밥, 영양 돌솥밥 등 다양한 종류의 돌솥밥과 함께 고등어구이, 제육볶음 등 추가 메뉴도 눈에 띄었습니다. 저는 곤드레 돌솥밥과 고등어구이를 주문했습니다. 곤드레 돌솥밥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식당 한쪽에는 셀프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물과 숭늉이 준비되어 있었고, 추가 반찬도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따뜻한 숭늉 한 잔을 마시며 곤드레 돌솥밥을 기다렸습니다. 숭늉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곤드레 돌솥밥이 나왔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돌솥 안에는 곤드레 나물이 가득 담겨 있었고, 밥 위에는 검은콩과 노란 은행이 앙증맞게 올려져 있었습니다. 곤드레의 향긋한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습니다. 함께 나온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곤드레밥을 숟가락으로 크게 떠서 입에 넣었습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곤드레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밥알은 쫀득쫀득했고, 곤드레는 부드럽게 씹혔습니다. 함께 나온 양념장에 슥슥 비벼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좋았습니다.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양념장은 곤드레밥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반찬들도 하나하나 훌륭했습니다. 특히, 제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은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나물 무침이었습니다. 슴슴한 듯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나물은 곤드레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아삭아삭한 식감도 훌륭했습니다.

이어서 고등어구이가 나왔습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입에 넣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습니다. 고등어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특히, 함께 나온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폭발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온 손님들이 고등어구이를 추가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돌솥밥의 마지막은 역시 누룽지였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처럼 만들어 먹으니, 구수하면서도 따뜻했습니다. 곤드레밥과 반찬으로 이미 배가 불렀지만, 누룽지는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시월’은 화려하거나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맛으로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할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밥상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몇몇 손님들이 지적했듯이 된장찌개가 조금 짰다는 것입니다. 저는 워낙 싱겁게 먹는 편이라 더욱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습니다. 카운터 옆에는 직접 담근 된장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맛을 보니 시판 된장과는 확연히 다른 깊은 맛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모르게 하나 구입했습니다.

‘시월’을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정갈하고 깔끔한 밥상에서 느껴지는 정성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김천 혁신도시에서 진정한 한식의 맛과 정을 느끼고 싶다면, ‘시월’을 강력 추천합니다. 다음에 김천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맛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