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으로 떠나는 여행길, 푸른 바다와 싱싱한 해산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묵직한 고기가 당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대게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허기를 달래줄 맛집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곳이 바로 이 곳, 영덕 맛집의 숨은 보석 같은 고깃집이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넉넉하게 마련된 주차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행 중 주차 문제로 곤란을 겪었던 경험이 많았던 터라, 편안하게 차를 댈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반가웠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기운이 감돌았다.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장에 매달린 독특한 디자인의 환풍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기가 테이블 위로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하는 듯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부위의 고기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나의 선택은 단연 특수부위가 포함된 2인 세트였다. 모름지기 맛집이라면 그 집만의 특별한 메뉴를 맛봐야 하는 법이니까.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홍빛 자태를 뽐내는 고기 위에는 앙증맞은 나무 팻말이 올려져 있었다. 꼬들살, 모소리살 등 이름도 생소한 부위들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순식간에 치-익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숯불의 화력 덕분에 고기는 금세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첫 입은 역시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봐야 제맛.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육즙과 숯불 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쫄깃한 꼬들살은 씹을수록 고소했고, 부드러운 모소리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고기를 맛보는 사이, 테이블 한 켠에는 영덕의 명물, 홍게가 통째로 들어간 홍게전골이 놓였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고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마법을 부렸다. 홍게에서 우러나온 깊은 감칠맛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고기와 홍게전골, 이 조합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테이블 세 개에 14명이 앉아 다소 비좁아 보였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불편함보다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숯불의 은은한 온기와 숙성된 고기의 풍미는 그들의 대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모듬으로 주문하여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특수 부위들을 맛보며, 그들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다음에 영덕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쌈 채소에 고기 한 점, 파채와 마늘을 듬뿍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이번에는 신선한 채소의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정말 맛있는 식사를 즐겼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반찬들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듯한 정갈한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특히, 시그니처 반찬처럼 정성을 들인 듯한 몇 가지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된장찌개를 추가로 시켰는데, 생각보다 매콤한 맛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매운맛 덕분에 밥에 쓱쓱 비벼 먹으니, 오히려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매운 된장찌개와 따뜻한 쌀밥의 조합은 정말 훌륭했다.
삼겹살의 신선함은 물론, 돼지갈비 양념 또한 인위적이지 않아 좋았다. 전지를 사용한 갈비가 아닌, 진짜 갈비대에 붙은 돼지갈비를 제공하는 점에서 사장님의 고기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한 곳인지, 식사 시간에는 늘 웨이팅이 있는 듯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빈 테이블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고기의 퀄리티는 물론, 서비스까지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세심함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전주에서 온 가족 단위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대게 대신 이곳을 선택했다는 그들은, 고기의 질과 친절한 서비스에 매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영덕 여행의 첫 단추를 기분 좋게 꿰었다는 그들의 말에, 나 또한 뿌듯함을 느꼈다.

양념 고기는 다소 달콤했지만, 다른 생고기들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특히, 기본으로 제공되는 홍게찌개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했다.
함께 제공되는 껍데기 또한 놓칠 수 없는 별미였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껍데기는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고기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숙성된 고기의 풍미는 정말이지 최고였다. 깔끔하게 차려진 상차림 또한 만족스러웠다.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는 나의 인사에, 사장님께서는 더욱 밝은 미소로 화답해주셨다. 후기를 잘 쓰지 않는 편인데,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였기에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다.
영덕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이 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다른 부위의 고기도 맛보고, 잊을 수 없는 홍게전골도 다시 한번 맛봐야겠다. 영덕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대게만큼이나 훌륭한, 아니, 어쩌면 대게보다 더 훌륭한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영덕에 간다면 대게를 과감히 포기하고 이곳으로 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직원분들의 친절함과 고기의 퀄리티는 당신을 분명 만족시킬 것이다. 고기 매니아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고기 한 점, 술 한 잔 기울이며, 영덕에서의 아름다운 밤을 마무리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다음 날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영덕, 그리고 이 곳에서 맛본 삼겹살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