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건강이 조금씩 나빠지시는 요즘,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늘 무거웠다. 활력을 되찾아 드리고 싶어, 몸에 좋다는 장어를 맛보여 드리기로 결심했다. 무안은 예로부터 장어가 유명한 지역이니, 분명 어머니도 좋아하실 거야.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무안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드넓게 펼쳐진 무안의 들판은 황금빛 물결로 가득했다. 마치 어머니의 따뜻한 미소처럼 풍요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디어 목적지인 ‘청해궁’에 도착했다. 파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청해궁”이라는 글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건물 앞에는 싱싱한 장어들이 헤엄치는 수족관이 놓여 있었다. 오늘 우리의 만찬을 책임질 싱싱한 녀석들이겠지.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 얼른 자리를 잡았다. 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식당 안을 아늑하게 감쌌다. 메뉴판을 보니 장어구이뿐만 아니라 낙지 요리도 전문인 듯했다. 하지만 오늘은 어머니를 위해 장어구이를 선택했다.
“사장님, 장어구이 2인분 부탁드려요!”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깻잎 장아찌, 갓김치, 콩나물무침 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국내산 씻은 백김치였다.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는데, 장어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도 잡아줄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구이가 등장했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장어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껍질은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서버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장어를 구워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며 장어가 익기를 기다릴 수 있었다.

“자, 이제 드셔도 됩니다.”
서버분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젓가락을 들었다. 잘 익은 장어 한 점을 깻잎 장아찌에 싸서 입으로 가져갔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짭짤함의 조화!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정말 꿀맛이었다. 어머니도 맛있다며 연신 젓가락질을 하셨다. 씻은 백김치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장어를 먹는 동안, 어머니는 옛날이야기를 꺼내셨다. 어릴 적 아버지가 잡아온 장어를 구워주시던 추억, 온 가족이 둘러앉아 장어를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던 기억들을. 장어는 단순히 음식을 넘어, 어머니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매개체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장어탕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듯했다. 장어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에 갖은 채소를 넣고 끓인 장어탕은,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쌉쌀한 맛이 나는 쑥갓이 들어가 향긋함을 더했다. 어머니는 장어탕을 드시더니 “정말 시원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청해궁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며, 어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는 동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사장님은 인상 좋은 미소로 “맛있게 드셨냐”며 인사를 건네셨다. 음식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사장님 인심까지 후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청해궁을 나서며, 어머니는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장어를 먹었다”며 만족해하셨다. 활짝 웃으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나 또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무안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노을은 붉게 타올랐다. 마치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듯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어머니와 함께한 무안 맛집 여행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는 여동생도 함께 와서 맛있는 장어를 먹어야겠다.

돌아오는 길, 어머니는 연신 “음식이 깔끔하고 사장님께서 직접 요리해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칭찬하셨다. 한 달에 한 번씩 시골 요양원에 계신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여동생과 함께 와서 장어구이와 낙지를 즐겨 드신다는 이야기에, 청해궁이 어머님께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건강식을 챙기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청해궁은 화려하거나 웅장한 외관을 자랑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따뜻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은 덤이다. 무안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큰 기대보다는 건강한 음식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간 청해궁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넘어, 따뜻한 추억과 정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친절한 사장님, 신선한 재료, 정갈한 밑반찬, 그리고 무엇보다 어머니의 미소가 어우러져 완벽한 하루를 만들어주었다. 무안 지역명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건강하고 맛있는 장어구이를 맛보시길 바란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날, 청해궁은 언제나 따뜻한 밥상으로 나를 반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