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뚝배기, 서귀포 삼달리에서 만난 인생 우럭매운탕 맛집

제주 올레길 3-B 코스를 걷다 보면, 쪽빛 바다가 손짓하는 듯한 풍경에 절로 발걸음이 멈춰 선다. 숨을 크게 들이쉬니,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은퇴 후 제주에 정착하신 선배님께서 추천해주신 “정미네 식당”, 그 이름만으로도 정겨움이 느껴지는 이곳에서 잊지 못할 한 끼를 경험했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하얀색 건물, 그 앞으로 펼쳐진 드넓은 바다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창밖으로 펼쳐진 시원한 바다 풍경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 한쪽 벽면에는 메뉴판과 함께 KBS 방송 출연 사진이 걸려 있어, 맛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정미네 식당 간판
정미네 식당,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하는 외관

메뉴는 고민할 것도 없이, 선배님이 극찬하신 우럭매운탕우럭튀김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차려지는 소박한 반찬들. 톳나물, 콩나물 무침, 무생채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마치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바다 향이 가득한 톳나물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럭튀김이 등장했다. 마치 옛날 통닭을 연상시키는 비주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우럭튀김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튀김옷의 바삭함과 우럭 살의 부드러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나도 모르게 “캬!”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우럭튀김
겉은 바삭, 속은 촉촉! 마치 옛날 통닭을 떠올리게 하는 우럭튀김

이 맛있는 안주를 두고 술이 빠질 수 없지. 형님께서 눈치 빠르게 이슬 한 병을 주문해주셨다. 시원한 소주 한 잔을 들이켜니, 입안에 남은 우럭튀김의 고소함이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역시,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술이 술술 들어가는 법.

드디어 우럭매운탕이 모습을 드러냈다. 팔팔 끓는 뚝배기 안에는 쑥갓, 팽이버섯 등 각종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매운탕이었지만, 국물을 한 숟갈 떠먹는 순간, 그 맛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럭매운탕
쑥갓과 팽이버섯이 듬뿍,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우럭매운탕

일반 횟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조미료 가득한 칼칼한 매운탕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우럭 한 마리가 드넓은 바다를 유영하는 듯한 시원하고 깔끔한 맛. 쑥갓을 비롯한 각종 채소가 우러난 은은한 향은,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듯했다.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진정한 매운탕이었다.

함께 자리한 형수님께서도 이 집 음식을 무척 좋아하시는 눈치였다. 바다 내음 가득한 톳나물, 아삭한 콩나물 무침, 새콤달콤한 무생채 등 소박한 반찬들만으로도 훌륭한 식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우럭매운탕 확대
쑥갓, 팽이버섯, 그리고 우럭의 조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선장님이 직접 잡아 온 싱싱한 우럭으로 정성스럽게 끓여낸 매운탕이라 그런지, 맛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텁텁함 없이 맑고 깊은 국물은 마치 바다를 그대로 담아낸 듯 시원했고, 신선한 우럭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좋아하는 형님 부부와 함께여서 더욱 즐거웠던 저녁 식사. 형님의 푸근한 미소와 형수님의 따뜻한 격려 덕분에,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치 형님의 성품처럼, 화려함보다는 은은한 매력이 돋보이는 우럭매운탕이었다. 튀기보다는 은은한 마음과 옅은 미소 뒤에 숨은 잔잔한 애정의 맛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 잔잔한 파도 소리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는 듯했다. 서귀포 삼달리에서 만난 정미네 식당. 싱싱한 해산물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이곳은, 제주 맛집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정미네 식당 간판
다음에 또 올게요! 정미네 식당 간판을 다시 한번 눈에 담고…

다음에 제주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우럭매운탕의 깊은 맛을 느껴보고 싶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우럭매운탕 확대2
보글보글 끓는 우럭 매운탕, 다시 봐도 먹고 싶어지는 비주얼!
우럭매운탕 확대3
신선한 채소와 우럭의 만남! 건강해지는 느낌!
우럭
살이 통통하게 오른 우럭, 정말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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