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콧바람을 쐬러 나선 길, 싱그러운 봄바람에 이끌려 배곧 생명공원 근처를 거닐었다. 활짝 핀 꽃들을 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지만, 꼬르륵거리는 배꼽시계는 어쩔 수 없었다. 마침 눈에 띈 파스타집, ‘도로시파스타 연정 배곧점’. 이름부터가 왠지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설렘을 안겨준다. 망설일 틈도 없이 발걸음은 이미 문을 향해 있었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높은 층고 덕분에 답답함 없이 시원한 느낌이 들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조명은 따뜻함을 더했고,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마치 비밀 정원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특히 통창으로 보이는 푸르른 공원 뷰는 답답한 가슴을 탁 트이게 해주었다. 혼자 온 나에게 창가 자리를 권하는 직원분의 미소에서 친절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흔하지 않은 개성 넘치는 파스타들이 가득했다. 클래식한 파스타부터 퓨전 스타일까지, 다양한 선택지에 한참을 고민했다. 결정 장애가 있는 나에게 ‘내 맘대로 세트’ 메뉴는 구세주와 같았다. 파스타와 필라프, 스테이크를 내 취향대로 조합할 수 있다니!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투움바 파스타와 쉬림프 베이컨 필라프, 그리고 왕새우 부채살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맵기 조절도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최고의 서비스였다.

주문을 마치자, 식전 요거트가 나왔다. 부드러운 그릭 요거트 위에 달콤한 과일과 고소한 그래놀라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입안에 넣으니 상큼함과 달콤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마치 코스 요리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산뜻한 기분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가족 외식을 나온 사람들, 혼자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등 다양한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편안한 분위기 덕분인지 모두들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매장이 넓고 쾌적한 데다 아기의자까지 마련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손님들이 꽤 많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요리가 나왔다. 화려한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정갈하고 세련된 플레이팅이었다.

먼저 투움바 파스타. 큼지막한 새우와 베이컨, 버섯이 듬뿍 들어간 크림 파스타였다.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 입에 넣으니, 깊고 진한 크림소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느끼함은 전혀 없고, 고소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느껴져 질릴 틈이 없었다. 탱글탱글한 새우와 쫄깃한 버섯의 식감도 훌륭했다. 왜 다들 투움바 파스타를 ‘최애 메뉴’ 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다음은 쉬림프 베이컨 필라프.

고슬고슬하게 볶아진 밥알 사이로 새우와 베이컨이 듬뿍 들어 있었다. 한 입 먹으니, 은은한 불향과 함께 매콤한 맛이 느껴졌다. 느끼할 수 있는 파스타와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메뉴였다. 물론, 맵기 조절이 가능하니, 아이와 함께 온다면 미리 맵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왕새우 부채살 스테이크.

탱글탱글한 왕새우와 부드러운 부채살 스테이크, 신선한 샐러드, 구운 감자, 그리고 소스까지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스테이크는 굽기 정도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다. 칼로 스테이크를 써는 순간, 부드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입안에 넣으니,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풍부한 풍미가 느껴졌다.

왕새우 역시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스테이크와 새우를 함께 먹으니, 육해공의 조화가 입안에서 펼쳐지는 듯했다. 샐러드도 신선하고, 구운 감자도 포슬포슬하니 맛있었다.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직원분들의 친절함이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셨고,

음식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해주셨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룸 형식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 모임이나 단체 회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한쪽 룸에서는 가족 모임을 하고 있는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접시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힐링 되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직원분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환한 미소로 답하는 직원분 덕분에 마지막까지 기분이 좋았다.
‘도로시파스타 연정 배곧점’.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름다운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갖춘 곳이었다. 배곧 생명공원 근처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곳을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특히, 미나리 파스타와 얼큰 뻬쉐 파스타가 궁금하다. 다음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데이트 코스로 방문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