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으로 향하는 길, 내비게이션은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안내했다. 창밖 풍경은 점점 더 푸르러지고, 코끝에는 풋풋한 풀 내음이 스며들었다. 목적지는 예천 용궁면, 그곳에 숨겨진 순대국 맛집, ‘용궁단골식당’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깊은 역사와 장인의 손맛에 대한 기대감은, 굽이진 길을 달리는 동안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
사실 예천은 내게 낯선 곳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SNS를 뜨겁게 달군 한 장의 사진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숯불 향이 코를 찌르는 듯한 오징어 불고기와, 뽀얀 국물에 푸짐하게 담긴 순대국의 비주얼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주말을 이용해 드라이브 겸 떠나기로 마음먹은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용궁면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낡은 듯 정겨운 간판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외관은,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임을 짐작하게 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앞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외관을 천천히 둘러봤다. 벽에는 각종 방송 출연 사진과 유명인들의 사인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백종원의 사진이었다. 그의 환한 미소와 함께 적힌 “최고!”라는 짧고 굵은 칭찬은, 이 집의 맛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과연 어떤 맛일까?’ 기대감과 함께, 빨리 맛보고 싶다는 조바심이 일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좌식과 입식, 두 종류로 나뉘어 있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안쪽 방에 자리가 남아있어,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순대국과 오징어 불고기가 가장 대표적인 메뉴인 듯했다. 이미 마음속으로 두 가지 메뉴를 정해두었지만, 막창 순대와 돼지 불고기 또한 궁금해졌다. 결국, 오징어 불고기와 따로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깍두기, 김치, 콩나물무침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깍두기는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순대국과의 환상적인 조합을 예감하며, 젓가락을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징어 불고기가 나왔다. 강렬한 붉은색 양념에 버무려진 오징어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불향이 코를 찌르는 듯했고,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오징어 불고기를 보니, 셔터를 누르는 손길이 바빠졌다.

젓가락으로 오징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양념은 과하게 맵지 않고,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했다. 밥 한 숟가락을 크게 떠서 오징어 불고기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워냈다.
오징어 불고기에 감탄하고 있을 때, 뜨끈한 순대국밥이 등장했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고춧가루가 뿌려져 있었고,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지는 푸짐한 양이었다. 뚝배기 안에는 순대와 함께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스테인리스 스푼을 들어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순대국 안에는 찹쌀순대가 들어있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훌륭했고,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 좋았다. 특히 국물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뚝배기 안에는 순대뿐만 아니라, 머릿고기를 포함한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덕분에 씹는 재미도 쏠쏠했고,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순대국밥에는 다진 양념과 새우젓이 함께 제공되었다. 취향에 따라 양념을 넣어 먹으면 되는데, 나는 먼저 순수한 국물 맛을 즐긴 후, 다진 양념을 조금 넣어 매콤하게 즐겼다. 얼큰한 국물에 밥을 말아 깍두기와 함께 먹으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합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뜨거운 순대국밥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동안, 문득 가게 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 친구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 가족 단위로 외식을 나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뽀얀 국물의 순대국밥과, 붉은 양념의 오징어 불고기가 어김없이 놓여 있었다.
나는 어느새 뚝배기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맛있게 먹은 오징어 불고기는 밀키트 형태로도 판매하고 있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오징어 불고기 밀키트와 돼지 불고기를 포장 주문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3대째 운영 중이라는 사장님과 짧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맛을 지켜온 장인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3대째 이어오는 맛집이라는 설명처럼, 키오스크와 현대적인 인테리어 속에서도, 이곳만의 따뜻함과 정겨움은 여전했다.
용궁단골식당에서 나와, 예천 용궁의 지역명을 잠시 둘러봤다. 작은 시골 마을이었지만, 정겹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식당 근처에는 기찻길이 있었는데, 가끔씩 덜커덩거리는 기차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듯했다. 식당 바로 건너편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예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용궁단골식당은 꼭 방문해야 할 맛집이다. 숯불 향 가득한 오징어 불고기와, 깊고 진한 순대국밥은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음에도 예천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이곳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다. 그때는 막걸리도 한잔 곁들여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오징어 불고기 밀키트와 돼지 불고기 포장 덕분에 든든함이 가득했다. 오늘 맛본 음식들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며, 예천 용궁에서의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길 생각에 벌써부터 설렜다. 용궁단골식당,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맛과 추억을 함께 선물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내내, 뜨거웠던 순대국밥의 온기가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듯했다. 다음번 방문에는 꼭 모둠 순대와 예천 막걸리를 함께 맛봐야겠다고 다짐하며,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나의 마음 한 켠에는, 이미 예천 용궁단골식당의 맛있는 음식들과 따뜻한 풍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