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발걸음이 전라남도 구례로 향하게 된 금요일 아침.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한 단어가 있었다. 바로 ‘순대국밥’. 평소에도 즐겨 먹는 음식이지만, 왠지 모르게 구례에서 맛보는 순대국밥은 특별할 것 같았다. 특히 금요일에만 문을 연다는 이야기에 더욱 끌렸다. 일주일 중 단 하루, 그 짧은 시간 동안만 맛볼 수 있다는 희소성이 나를 사로잡았다.
구례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3분 정도 차를 타고 달렸을까.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우식당’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건물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간판은 한우식당이었지만,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순대와 순대국밥이라고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은 열 개 정도 놓여 있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벽에는 허영만 선생님과 윤종신 씨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11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벌써부터 웨이팅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행히 나는 서둘러 온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는 단 두 가지. 피순대와 순대국밥. 고민할 것도 없이 피순대 하나와 순대국밥 하나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이 차려졌다. 갓김치, 깍두기, 파김치 등 전라도 특유의 맛깔스러운 김치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젓갈 향이 진하게 풍기는 김치들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피순대가 나왔다. 막창 안에 선지와 야채를 가득 채운 피순대는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했다. 돼지 선지의 비린 맛은 콩나물이 잡아주어, 더욱 깔끔한 맛을 냈다. 함께 나온 돼지 부속들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특히 잡내가 전혀 없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피순대를 맛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쫄깃한 식감도 일품이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이어서 순대국밥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갖은 야채들이 얹어져 있었다. 국물에서는 깊고 진한 사골 향이 느껴졌다. 뚝배기 안에는 순대와 각종 내장, 머리고기, 새끼보 등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마치 보물 상자를 열어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깔끔한 맛이 온몸을 감쌌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신선한 재료에서 우러나오는 풍미가 느껴졌다. 순대와 내장들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특히 뼈 사골국물은 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계속해서 숟가락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밥 한 숟가락을 국물에 말아, 순대와 묵은지를 함께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시원한 묵은지와 고소한 순대의 조합은 최고의 궁합이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며, 순대국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금요일에만 문을 여는 특별함, 신선한 재료,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식사였다. 친절함은 조금 아쉬웠지만, 맛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곳이었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도 분명 이 맛을 좋아하실 것 같았다. 구례에 다시 방문할 핑계가 생긴 것 같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혹시 금요일에 구례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한우식당’에 꼭 한번 들러보길 바란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순대국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10시부터 재료 소진 시까지 영업하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구례를 떠났다. 금요일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구례 맛집, ‘한우식당’에서의 순대국밥 여정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