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펼쳐진 산세를 따라 마음도 덩달아 느긋해졌다. 목적지는 영천에서도 이름난 한우 맛집, 영양숯불이었다. 오래전부터 입소문으로만 듣던 곳이라, 과연 어떤 맛일까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경주 본점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드디어 도착한 영양숯불, 널찍한 주차장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테이블마다 피어오르는 숯불의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졌다. 넓고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는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리모델링을 거쳤다고 하는데, 예전의 정취와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듯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영천 소고기 3대장 중 한 곳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부위의 한우가 준비되어 있었다. 경성관에 비해 메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고민 끝에 소갈비와 육회를 주문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채웠다. 밑반찬 가짓수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정갈하고 신선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영양숯불만의 특별한 양념장이었다. 겉모습은 간장 베이스의 평범한 소스처럼 보였지만, 맛을 보니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풍미가 느껴졌다. 과하게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고기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마법 같은 양념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갈비가 등장했다. 선홍빛 육색과 섬세한 마블링이 어우러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고기 표면에 칼집을 넣어 양념이 잘 배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숯불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이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숯불의 화력이 좋아 순식간에 고기가 익어갔다.

잘 익은 소갈비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숙성이 잘 된 덕분인지, 고기가 정말 부드러웠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왔고,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했다. 특히 영양숯불 특제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배가되었다. 양념장의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소갈비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고기에서 마치 우유맛이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신선하고 풍미가 가득했다. 10년 전부터 이 곳을 방문했다는 한 손님의 말처럼, 예전에 비해 고기 질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확실히 다른 가게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었다. 사장님께 양념장 비법을 살짝이라도 알려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어서 육회가 나왔다. 붉은 빛깔이 선명한 육회는, 한눈에 보기에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올리니,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육회 위에 듬뿍 뿌려진 깨가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입안에 넣으니, 마치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신선한 육회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면서, 고소한 풍미를 남겼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사 메뉴는 고기에 비해 다소 평범했다는 것이다. 특히 물냉면은 국물 맛이 조금 아쉬웠다. 식초와 겨자를 듬뿍 넣고, 비빔 양념까지 넣어 비빔냉면처럼 먹으니 그나마 괜찮았다. 하지만 된장찌개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뜨끈한 찌개 국물은, 기름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했다. 두부와 채소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는,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한우의 품질과 맛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다만, 직원들의 서비스는 조금 아쉬웠다. 친절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고, 고객 응대에 조금 더 신경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어떤 손님은 서빙하는 직원이 지인 옷에 밑반찬을 쏟았는데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영천 영양숯불, 완벽한 맛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특별한 양념과 숯불에 구워 먹는 소갈비의 풍미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다음에 영천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들러 이번에는 안창살을 맛보고 싶다. 그때는 서비스도 개선되어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떠나기 전, 식당 앞을 서성이며 잠시 추억에 잠겼다. 예전에 아는 사람들과 자주 왔었다는 한 손님의 말처럼, 이곳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깃든 장소인 듯했다. 나에게도 오늘 영양숯불에서의 경험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