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도착하자마자, 묘하게 코끝을 간지럽히는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런 날씨에는 어김없이 뜨끈한 국물 요리가 떠오르는 법. 청주에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기 전,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는 순대국밥집, ‘원조 육거리순대’를 찾아 나섰다. 시장 뒷골목에 숨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네비게이션에 의존하며 좁은 골목길을 헤쳐나갔다.
가경복대시장 공영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그곳은, 멀리서도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지는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커다란 간판에 큼지막하게 적힌 ‘원조 육거리순대’라는 글씨가 왠지 모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주변에는 안전보건공단이 위치해 있어, 식사시간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로 북적일 것 같았다. 이미지 속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노포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문턱을 넘으니,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하는 구조였지만, 다행히 테이블 좌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불편함은 없었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딱 맞게, 발바닥을 은은하게 데워주는 난방이 들어오는 바닥에 앉으니,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가게 안은 이미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로 가득했는데, 특히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왠지 모르게 ‘이 집, 진짜 맛집이구나’하는 확신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순대국밥을 비롯해 곱창볶음, 순대전골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혼자 방문했기에 순대국밥을 주문하기로 마음먹었다. 순대국밥은 일반 맛과 얼큰한 맛 두 가지가 있었는데, 왠지 얼큰한 국물이 당겨 얼큰 순대국밥을 선택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모든 재료 국내산’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어 더욱 믿음이 갔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얼큰 순대국밥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뚝배기 안에는 다진 양념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다. 붉은 국물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기본 반찬으로는 새우젓, 깍두기, 배추김치, 그리고 쌈장이 제공되었다. 특히 깍두기는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배추김치 역시 적당히 익어 순대국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본격적으로 순대국밥을 맛보기 시작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다진 양념이 풀어지면서 국물은 더욱 진해졌고,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매운맛이었다. 국물 속에는 순대와 다양한 부속고기가 듬뿍 들어있었는데, 특히 순대는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식감을 자랑했다.
순대는 일반적인 찹쌀순대가 아닌, 병천순대 스타일이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고,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부속고기 역시 신선하고 부드러워,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특히 암뽕(자궁 부위)은 특수 부위답게 쫄깃하면서도 꼬들꼬들한 식감이 돋보였다. 새우젓을 살짝 올려 먹으니, 감칠맛이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뜨거운 뚝배기 안에서 순대를 오래 두면 차가운 순대가 따뜻해져 더욱 맛있어진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밥을 말기 전에 순대부터 건져 먹었다. 역시, 따뜻해진 순대는 입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밥 한 공기를 국밥에 말아, 깍두기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얼큰한 국물과 밥알이 어우러져, 추위에 꽁꽁 얼었던 몸을 사르르 녹여주는 듯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포장 손님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순대볶음이나 곱창볶음을 포장해가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다음에는 꼭 곱창볶음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왔음에도 불구하고, 푸짐한 양 덕분에 배부르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볶음밥을 주문했을 때 나오는 냄비가 너무 오래되어 밥이 눌어붙는다는 후기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순대국밥만 먹었기에, 그 부분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다. 또한, 홀 담당 사장님의 기분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가게를 나서면서, 왠지 모를 든든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청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총평: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인근에 위치한 ‘원조 육거리순대’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순대국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얼큰 순대국밥은 쌀쌀한 날씨에 몸을 녹여주는 최고의 선택이다. 순대 특유의 잡내가 전혀 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 곱창볶음, 순대전골 등 다른 메뉴들도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다음에는 꼭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시장 인근에 위치해 주차가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청주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하는 청주 맛집이다.

[추가 정보]
* 주차: 가경복대시장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주차비 발생)
* 메뉴: 순대국밥 (보통/얼큰), 곱창볶음, 순대전골, 암뽕, 머리고기 등
* 가격대: 순대국밥 8,000원 (2024년 기준)
* 분위기: 정겨운 시장 골목 식당 분위기
[총점]
* 맛: 4.5/5
* 가격: 4/5
* 서비스: 3.5/5
* 분위기: 3/5
* 재방문 의사: 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