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숨은 보석, 신사 맛집 ‘심야식당 김씨키친’에서 발견한 이자카야의 깊은 정수

퇴근 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허전한 날이었다. 시끌벅적한 술집보다는 조용히, 그러나 맛있는 음식과 술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평소 눈여겨봤던 ‘심야식당 김씨키친’으로 향했다. 늦은 저녁, 어둑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정갈한 글씨체로 ‘심야식당 김씨키친’이라 적혀 있었고,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그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마치 비밀 아지트로 향하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몇 개와 바 좌석이 전부였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무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벽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고, 한쪽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어색함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바 좌석에 앉으니, 요리하는 사장님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요리하는 모습에서 장인의 향기가 느껴졌다.

심야식당 김씨키친 외부 전경
어둠을 밝히는 김씨키친의 따뜻한 외관. 노란 등이 정겹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튀김부터 사시미, 볶음 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맛있어 보여서 도저히 고를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사장님께 추천 메뉴를 부탁드렸더니, “저희 집 튀김이 특히 맛있습니다. 종류별로 다 드셔보시는 걸 추천드려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장님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튀김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튀김과 함께 곁들일 술로는 ‘메가 하이볼’을 선택했다. 시원한 탄산과 은은한 위스키 향이 튀김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주문 후, 기본 안주가 먼저 나왔다. 작은 접시에 담긴 옥수수 마요 무침과 풋콩은 소박하지만 정갈했다. 옥수수의 달콤함과 마요네즈의 고소함이 어우러진 샐러드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풋콩은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맥주 안주로 제격이었다. 기본 안주를 맛보며 하이볼을 홀짝이니,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나올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튀김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다양한 종류의 튀김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새우튀김, 야채튀김, 닭튀김 등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지는 튀김들이었다. 튀김옷은 얇고, 속 재료는 신선해 보였다. 튀김을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새우튀김은 탱글탱글한 새우 살이 그대로 느껴졌고, 야채튀김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닭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정말 맛있었다. 튀김을 먹는 동안, 하이볼을 계속 들이켰다. 튀김의 느끼함을 하이볼의 탄산이 깔끔하게 잡아주어, 무한대로 튀김을 흡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본 안주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기본 안주. 옥수수 마요 샐러드와 풋콩이 입맛을 돋운다.

튀김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사장님께서 오시더니 “혹시 다른 메뉴도 드셔보시겠어요? 저희 집 사시미도 정말 신선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미 튀김으로 배가 불렀지만, 사장님의 추천에 사시미도 맛보기로 했다. 사시미는 연어와 광어 두 종류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사시미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연어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고, 광어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사시미와 함께 나온 와사비가 정말 맛있었다. 일반적인 와사비와는 달리, 톡 쏘는 매운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좋았다. 사시미를 와사비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신선한 사시미
두툼하게 썰린 연어와 광어.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진다.

맛있는 음식과 술 덕분에, 기분 좋게 취기가 올라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고, 연인끼리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심야식당 김씨키친’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가게는 작지만, 그 안에는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했다. 나도 그 따뜻함에 동화되어, 편안하게 혼술을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오늘 음식은 입에 맞으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튀김이 최고였어요!”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셨다.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심야식당 김씨키친’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게를 나서니, 어느새 밤이 깊어 있었다. 골목길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내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심야식당 김씨키친’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며, 힐링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종종 힘든 날에는 ‘심야식당 김씨키친’을 찾아, 위로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은 나만의 아지트이자, 신사에서 찾은 최고의 맛집이 될 것 같다.

‘심야식당 김씨키친’은 어설픈 흉내만 내는 K-이자카야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근본 있는 이자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터인 사장님이 직접 요리하기 때문에, 어떤 메뉴를 시켜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그때그때 바뀌는 기본 찬에서도, 음식에 대한 정성이 느껴진다. 가게가 크지 않아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지만, 기다릴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다.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주차가 다소 불편하지만,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맛과 분위기를 자랑한다.

가쓰오부시 야끼소바
가쓰오부시가 듬뿍 올라간 야끼소바. 맥주를 부르는 비주얼이다.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혼술을 즐기고 싶거나, 연인과 오붓한 데이트를 하고 싶을 때, 혹은 4명 이상의 단체 모임을 위한 룸을 원할 때도 ‘심야식당 김씨키친’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 김씨키친’이다.

해물라면
얼큰하고 시원한 해물라면. 술안주로도, 식사로도 제격이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튀김 외에도 다른 메뉴들을 섭렵해 보고 싶다. 특히, 사진으로 보았던 해물라면과 야끼소바의 비주얼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메가 하이볼 대신 다른 종류의 술도 맛봐야겠다. ‘심야식당 김씨키친’은 갈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는 확신이 든다.

심플한 테이블 세팅
정갈하게 놓인 냅킨과 메뉴판. 나무 테이블의 질감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심야식당 김씨키친’은 나만 알고 싶은 가게이지만,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진정한 이자카야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심야식당 김씨키친’에 방문해 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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