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동네 시장에 가면, 튀김 냄새가 코를 찔렀다. 기름 솥에서 갓 건져 올린 뜨끈한 튀김은 늘 나의 최애 간식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튀김 맛집을 강변 근처 구의동에서 발견했다. 이름하여 ‘온동’. 작고 아담한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맛본 텐동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강변역에서 내려 조금 걷다 보니, 아늑한 분위기의 ‘온동’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웨이팅이 잦다는 이야기에 살짝 긴장했지만, 다행히 이른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자리가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나무색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편안하게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은 많지 않았지만, 바 형태의 자리가 있어 혼밥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혼자 와서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도 꽤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텐동, 가츠동, 스테키동 등 다양한 일본식 덮밥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텐동 전문점답게 다양한 종류의 텐동이 있었는데,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기본인 ‘온텐동’을 주문했다. 왠지 이 집의 튀김 실력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텐동만 먹기에는 아쉬워서, 김치카츠나베도 함께 시켰다. 다른 곳에서는 김치국에 돈까스를 담가놓은 듯한 나베를 많이 봤지만, 이곳은 찐 나베라는 후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을 둘러보니, 오픈형 주방에서 분주하게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보였다. 튀김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것이, 어찌나 군침이 돌던지. 테이블 위에는 시치미와 간장 소스가 놓여 있었고, 물 대신 시원한 보리차가 제공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곧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텐동이 내 앞에 놓였다.

온텐동은 그야말로 튀김의 향연이었다. 큼지막한 새우튀김이 솟아 있고, 그 아래로 김, 가지, 단호박, 연근 등 다양한 튀김들이 밥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기름 냄새 없이 깔끔했다. 튀김 위에는 달콤 짭짤한 타래 소스가 뿌려져 있었는데,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젓가락으로 튀김을 하나씩 들어 맛보기 시작했다. 먼저 새우튀김!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탱글탱글한 새우 살이 입안 가득 퍼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이었다. 이어 가지 튀김을 먹어봤는데, 평소 가지를 즐겨 먹지 않는 나조차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튀김옷 덕분인지, 가지 특유의 물컹거리는 식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단호박 튀김은 달콤했고, 연근 튀김은 아삭했다. 김 튀김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온센타마고(온천 계란)도 빼놓을 수 없다. 톡 터뜨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고소한 맛이 배가되었다. 특히, 밥알 하나하나에 타래 소스와 계란 노른자가 코팅되어, 정말 꿀맛이었다. 튀김을 어느 정도 먹고 나서는, 밥 위에 시치미를 살짝 뿌려 먹으니 매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온텐동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김치카츠나베가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김치나베 안에는 돈까스뿐만 아니라 새우튀김, 순두부, 메추리알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김치 맛이 제대로였다.

돈까스는 국물에 푹 적셔져 있었지만, 튀김옷이 흐물거리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새우튀김 역시 바삭했고, 순두부는 부드러웠다. 김치나베와 밥을 함께 먹으니, 정말 든든했다. 특히, 반찬으로 나온 연두부에 뿌려진 간장 소스가 맛있어서, 밥에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워낙 양이 푸짐해서, 텐동과 김치나베를 모두 먹으니 배가 터질 듯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어 리뷰 이벤트로 제공되는 가라아게를 추가 주문했다. (사실, 옆 테이블에서 가라아게를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안 시킬 수가 없었다.)
잠시 후,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가라아게가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함께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폭발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닭고기는 육즙이 가득했다. 정말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모든 음식을 깨끗하게 비웠다. 정말이지, 튀김가루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특히,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은 더욱 특별하다.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고, 다음에 또 오라고 말씀해주셨다. 당연히 또 와야지!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다음에는 스테키동이나 명란마요우동도 먹어봐야겠다.
‘온동’은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도 친절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혼밥하기에도 좋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 와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강변역이나 구의동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어릴 적 엄마와 함께 먹었던 튀김이 떠올랐다. 그때는 왜 그렇게 튀김이 맛있었을까? 아마도 엄마의 사랑이 함께 튀겨져서 그랬을 것이다. ‘온동’의 텐동은, 엄마의 사랑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맛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온동’에 들러, 맛있는 텐동을 먹으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겨야겠다.

‘온동’에서 텐동을 먹는 것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경험이다. 바삭한 튀김옷과 달콤 짭짤한 타래 소스의 조화는,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구의동에 숨겨진 이 작은 맛집에서, 나는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언제가 다시 방문하여 그 맛을 음미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