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포에서 맛보는 푸근한 고향의 맛, 호호아줌마: 청국장이 일품인 숨은 지역 맛집

만리포 해변의 푸른 물결을 뒤로하고, 굽이진 언덕길을 따라 올라간 곳에 정겨운 이름의 식당, ‘호호아줌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간판이 눈에 확 띄는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끌리는 기분에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코끝을 간지럽히는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어릴 적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함을 안겨주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6~7개 남짓한 테이블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벽 한쪽에는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한 대기 명단이 놓여 있었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아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굴김치 보쌈정식, 불낙지정식 등 정갈한 한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혼자 왔지만, 이것저것 맛보고 싶은 마음에 굴보쌈정식 1인분과 불낙지정식 1인분을 주문했다.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혼행족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호호아줌마 식당 외관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호호아줌마 식당 외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는 순식간에 푸짐한 한 상 차림으로 가득 찼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보쌈과 매콤달콤한 굴김치, 불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낙지볶음, 그리고 뜨끈한 청국장찌개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넘어갔다.

먼저 굴보쌈부터 맛보았다. 얇게 썰린 보쌈은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굴김치는 굴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굴김치는 너무 짜거나 맵지 않아 보쌈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탱글탱글한 굴과 아삭한 김치의 식감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다만, 굴의 양이 조금 적게 느껴진 점은 아쉬웠다.

호호아줌마 메뉴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 정식 메뉴 외에도 바지락 칼국수, 곁두부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다음으로 불낙지정식을 맛보았다. 불향이 은은하게 나는 낙지볶음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쫄깃한 낙지의 식감과 아삭한 채소가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청국장찌개는 불낙지볶음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사실, 나는 평소에 청국장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특유의 향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호호아줌마’의 청국장은 냄새가 심하지 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콩의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이 어우러져, 나도 모르게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청국장을 먹고 나니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청국장 찌개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따끈한 청국장찌개. 구수한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 무생채 등도 집에서 만든 것처럼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는 굴보쌈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밑반찬은 셀프 코너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굴보쌈 정식 한 상 차림
푸짐한 굴보쌈 정식 한 상 차림. 다양한 밑반찬과 청국장찌개가 함께 제공된다.

식사를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만리포 해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잔잔한 바다와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특히,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과 그림 액자는 소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분위기를 더했다.

창밖 풍경
창밖으로 보이는 만리포 해변 풍경. 식사를 하면서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었다. 식당은 작은 편이지만, 테이블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크게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호호아줌마’는 화려하거나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집밥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청국장은 꼭 한번 맛보시길 추천한다. 만리포 해변 근처에서 한식이 그리울 때, 또는 혼밥을 해야 할 때, ‘호호아줌마’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번 만리포에 방문할 때도 꼭 다시 들러,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싶다.

굴보쌈 정식
굴김치와 보쌈의 환상적인 조합. 입맛을 돋우는 훌륭한 메뉴다.

총평:

* 맛: 집밥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맛. 청국장이 특히 일품.
* 가격: 관광지임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 굴보쌈정식, 불낙지정식 모두 1인분에 12,000원.
* 분위기: 소박하고 정감 있는 동네 맛집 분위기. 창밖으로 만리포 해변을 감상할 수 있다.
* 서비스: 친절하고 정감 있는 서비스.
* 편의시설: 키오스크 결제, 셀프 반찬 코너. 주차 공간 협소.

재방문 의사: O

불낙지 볶음
매콤한 양념이 매력적인 불낙지 볶음.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꿀맛이다.
굴보쌈 김치
싱싱한 굴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굴보쌈 김치. 보쌈과 함께 먹으면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정갈한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밑반찬들. 맛깔스러운 비주얼이 식욕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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