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으로 향하는 길, 시어른 산소에 들렀다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 주변 맛집을 검색했다. 레이더망에 걸린 곳은 삼가면에 위치한 한우 전문점. 합천 한우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맛볼 기회는 흔치 않았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역시나 예상대로 대기 시간이 있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생각에 이 정도 기다림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식당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단 하나, 모듬구이. 200g에 35,000원이라는 가격은 한우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모듬구이를 주문하고, 곧이어 차려지는 밑반찬들을 둘러봤다. 화려하진 않지만,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신선함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구이가 나왔다. 붉은 빛깔의 고기 위에 섬세하게 자리 잡은 마블링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투쁠 한우의 위엄을 눈앞에서 마주하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치 버터를 바른 듯 부드러운 식감과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은, 그동안 내가 먹었던 소고기는 무엇이었나 하는 의문을 품게 할 정도였다. 이곳이 왜 합천 맛집으로 유명한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쌈 채소에 싸서 먹어도 맛있고,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도 고기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인 돌판 된장찌개가 등장했다. 커다란 돌판 위에 된장찌개를 부어 끓여 먹는 방식이 독특했다. 된장찌개 안에는 두부, 애호박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다. 고기를 구워 먹던 돌판에 끓여서인지, 된장찌개에서 은은한 고기 향이 느껴지는 듯했다.

된장찌개를 한 입 맛보니,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시판 된장에 조미료를 약간 넣은 듯한 익숙한 맛이었지만,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 우리는 밥을 시켜 된장찌개에 말아 먹었다. 뜨끈한 밥과 구수한 된장찌개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특히 돌판에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함께 주문했던 육회도 빼놓을 수 없다. 선홍빛 육회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얇게 채 썬 배와 함께 육회를 맛보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다만, 육회 양념이 조금 강한 편이라 짠맛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선한 육회의 퀄리티는 흠잡을 데 없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주차하기가 다소 불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 또한, 고기를 굽는 동안 기름이 많이 튀어 옷에 튈 수 있으니, 이 점도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는데, 계산하시는 분이 조금 어수룩해 보였다. 다른 후기에서도 계산 실수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터라, 영수증을 꼼꼼히 확인했다. 다행히 우리는 별다른 문제 없이 계산을 마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고기의 품질은 물론, 된장찌개 맛도 훌륭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응대해 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비록 완벽한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합천 삼가면에서 맛있는 한우를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특히 돌판 된장찌개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품질의 한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음번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은은한 고기 냄새가 가득했다. 합천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되새기며,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합천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닌,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삼가면의 이 한우 맛집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맛과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