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의 여유를 만끽하며, 드라이브 겸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파주로 향하는 길목,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 위치한 덕이원조국수. 평소 국수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콩국수만큼은 예외다. 걸쭉하고 진한 콩국수 한 그릇이면 여름 더위도 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핸들을 잡았다.
가게에 가까워질수록, 왠지 모르게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주차장과 단독 건물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 마치 오래된 맛집의 아우라를 풍기는 듯했다. 건물 외벽에 걸린 “덕이원조국수”라는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지만,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러웠다. 에서 보듯, 간판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맛집이라는 믿음이 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정겹게 놓여 있는 넓은 홀은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다. 4번 사진에서 보이는 넓은 창문 덕분에 햇살이 가득 들어와, 식당 안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맛있는 국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멸치육수의 은은하면서도 깊은 향, 그리고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섞여,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메뉴판을 보니, 잔치국수, 비빔국수, 콩국수 등 다양한 국수 메뉴와 함께 감자전, 왕만두 등의 사이드 메뉴가 있었다. 콩국수를 먹으러 왔지만, 잔치국수와 감자전도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콩국수와 잔치국수, 그리고 감자전까지 푸짐하게 주문했다. 주문은 선불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직원분께서 기본 반찬을 가져다주셨다.
기본 반찬은 단무지, 배추김치, 그리고 고추장아찌. 소박하지만, 국수와 곁들여 먹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성이었다. 특히, 잘 익은 배추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맛이 다셔졌다. 5번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김치는 적당히 익어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콩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줄 최고의 조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콩국수였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콩국수는 뽀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9번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콩국물은 매우 진하고 걸쭉해 보였다. 콩국수 위에는 아무런 고명도 없이, 오직 콩국물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 콩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콩국물을 듬뿍 묻혀 한 입 맛봤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콩의 고소함! 정말 놀라웠다. 마치 콩 자체를 그대로 갈아 넣은 듯, 텁텁함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파주 장단콩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여의도 진주집 콩국수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나는 오히려 이곳 콩국수가 더 만족스러웠다. 콩국물은 어찌나 걸쭉한지, 마치 스프를 먹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면발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해서, 콩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콩국수를 몇 입 먹으니, 시원함이 온몸에 퍼져 나갔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이, 콩국수 한 그릇에 완전히 치유되는 듯했다. 콩국수를 먹는 동안, 자꾸만 김치에 손이 갔다. 아삭하고 시원한 김치는 콩국수의 고소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잔치국수였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잔치국수는 그 양에 압도되었다. 10번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잔치국수 위에는 김 가루와 송송 썰린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멸치육수의 은은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진하고 깔끔한 멸치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멸치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깊고 시원한 맛만이 남았다. 면발은 쫄깃했고, 국물과의 조화도 훌륭했다. 특히, 함께 제공된 고추장아찌를 넣어 먹으니, 칼칼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행주산성 국수집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는 이곳 잔치국수가 훨씬 더 맛있었다.
잔치국수의 양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곱빼기를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국수집의 곱빼기 이상의 양이었다. 하지만, 워낙 맛있어서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면발을 후루룩 삼키고, 국물을 들이켜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감자전이었다. 커다란 접시에 가득 담겨 나온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 보였다. 3번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감자전 위에는 간장 양념에 절인 양파가 올려져 있었다. 감자전의 느끼함을 잡아줄 센스 있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자전을 한 입 크기로 찢어 간장 양념에 찍어 먹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감자의 고소한 맛과 양파의 달콤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기름 냄새가 조금 심하게 나는 것은 아쉬웠지만, 맛은 훌륭했다.
결국, 콩국수, 잔치국수, 감자전까지 모든 메뉴를 깨끗하게 비웠다. 정말 배가 불렀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계산대 옆에는 믹스 커피 자판기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다시 차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 오늘 덕이원조국수에서 맛본 콩국수와 잔치국수, 감자전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콩국수는 정말 인생 콩국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앞으로 콩국수가 생각날 때면, 주저 없이 덕이원조국수를 찾을 것 같다.
다음에는 여름에 방문해서 동치미국수도 꼭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저녁에 방문해서 감자전에 막걸리 한잔 기울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덕이원조국수는 맛, 양, 가격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