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의 여운을 간직한 채, 발걸음은 자연스레 행궁동 골목길로 향했다. 좁다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치 비밀스러운 정원처럼 숨겨진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담벼락 너머로 언뜻 보이는 푸른 잎과 은은한 조명이 발길을 붙잡았다. “부터”라는 간판이 작고 소박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따뜻한 집으로 초대받는 듯한 설렘을 안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예상보다 훨씬 넓고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앤티크한 가구들과 빈티지 소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높은 천장과 넓은 창 덕분에 답답함 없이 탁 트인 느낌이 들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과 잔잔한 음악 소리가 편안함을 더했다. 마치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듯한,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자리를 잡기 위해 1층을 둘러봤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창가 자리는 이미 다른 손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1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다락방처럼 아늑한 공간에 좌식 테이블과 소파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창밖으로는 행궁동의 고즈넉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2층 한켠에는 루프탑으로 향하는 문도 있었다. 루프탑에 올라서니 탁 트인 하늘과 함께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비록 뷰가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숨을 고르기에 충분했다.
어떤 메뉴를 고를까 고민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와플과 커피를 주문했다. 와플은 갓 구워져 따뜻했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커피는 산미가 적고 고소한 맛이 강해서, 달콤한 와플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 내부를 좀 더 자세히 둘러봤다. 벽 한쪽에는 영화 “법대로 사랑하라”와 “마이유스”의 촬영지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평소 즐겨 보던 드라마의 촬영지였다니, 왠지 모르게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주문한 와플과 커피가 나왔다. 따뜻한 와플 위에는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세 덩이 얹어져 있었고, 흑임자 라떼의 고소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먼저 와플을 한 입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와플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흑임자 라떼는 미지근한 온도였지만, 흑임자의 고소한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다음에는 따뜻하게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니, 6월 말이면 능소화가 만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능소화가 활짝 핀 풍경을 상상하니,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카페 곳곳에는 손님을 배려하는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다. 1층에는 깨끗한 화장실이 두 개나 마련되어 있었고, 곳곳에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어 노트북을 사용하기에도 편리했다. 혼자 조용히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카페 문을 나섰다. 어둑해진 밤, 카페 외관은 조명 덕분에 더욱 분위기 있게 빛나고 있었다. 특히, “CAFE BOOTER”라고 적힌 간판 아래, 전구로 장식된 나무가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수원 행궁동에는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많지만, 이곳 “부터”는 왠지 모르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능소화가 활짝 핀 6월 말에 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편, 몇몇 리뷰에서는 와플의 식감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갓 구운 느낌 없이 눅눅하거나, 딱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따뜻하고 바삭한 와플을 맛볼 수 있었다. 아마도 시간대에 따라 와플의 상태가 조금씩 달라지는 듯했다. 만약 와플을 주문할 계획이라면, 주문 전에 직원에게 갓 구운 와플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다른 리뷰에서는, 네이버에 게시된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메뉴판을 살펴보니, 일부 메뉴의 가격이 네이버에 게시된 가격보다 조금 더 비쌌다. 이 점은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이곳의 분위기와 맛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터”에서는 와플 외에도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스콘, 크로플,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으며, 커피, 라떼, 에이드, 밀크티 등 음료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이곳의 밀크티는 깊고 풍부한 맛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다음에는 밀크티와 함께 스콘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터”는 단순히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공간을 넘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행궁동 골목에 숨겨진 아지트 같은 카페 “부터”를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능소화가 만개하는 6월 말에 방문하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 맛집 카페 “부터”에서의 시간은,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하고 따뜻했다. 다음에는 어떤 메뉴를 맛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행궁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능소화가 활짝 핀 창밖을 바라보며 향긋한 커피를 마셔야겠다. 그때는 흑임자 라떼를 따뜻하게 데워달라고 부탁해야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부터”에서 나만의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