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간이 훌쩍 흘러, 잊고 지냈던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약속. 우리는 부산 수영에서 만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정해진 맛집, 바로 ‘부원냉삼’이었다. 냉동 삼겹살, 냉삼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어쩐지 가슴 한켠이 아련해지는 건, 그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일까.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여유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주말 저녁 시간대에는 웨이팅이 필수라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서둘러 온 보람이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레트로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벽면 가득 붙어있는 영수증들과 정감 가는 그림들이 향수를 자극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냉삼겹살을 필두로 다양한 메뉴들이 유혹했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당연히 냉삼이었다. 메뉴판 옆 벽면에는 메뉴 사진과 가격 정보가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냉삼 3인분을 주문하고, 시원한 맥주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파릇한 상추와 깻잎, 새콤하게 익은 김치, 콩나물무침, 그리고 냉삼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파채까지. 특히 마늘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넉넉하게 제공된 슬라이스 마늘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밑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고 신선해서,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삼이 등장했다. 은빛 쟁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냉삼의 모습은 마치 잘 정돈된 꽃잎 같았다. 얇게 썰린 냉삼은 핑크빛과 흰색 지방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옛날 냉삼집에서 보던, 살짝 얼어붙은 듯한 비주얼이 아니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불판이 달궈지자, 냉삼을 한 점씩 올려 구워주기 시작했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얇은 냉삼은 순식간에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잘 익은 냉삼 한 점을 집어 들고, 파채와 구운 김치를 곁들여 입안으로 가져갔다. 얇은 냉삼 특유의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특히 신 김치와 함께 구워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깔끔한 맛이 배가 되었다. 역시, 냉삼은 진리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맥주의 청량감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리프레쉬 버튼을 누르는 느낌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냉삼을 구워 먹으며, 학창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때 그 시절, 왁자지껄 웃고 떠들던 우리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느 정도 배가 불러올 때쯤, 사이드 메뉴를 주문하기로 했다. 고민 끝에 된장술밥과 계란찜을 선택했다. 특히 된장술밥은 뜨끈한 뚝배기에 담겨 나와,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된장술밥은 깊고 진한 된장찌개에 밥을 말아 끓여낸 음식이었다. 밥알에 깊게 스며든 된장의 풍미가 정말 최고였다. 뜨끈하고 구수한 국물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특히 차돌박이가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맛과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된장술밥 한 입, 맥주 한 모금 번갈아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계란찜은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돋보였다. 몽글몽글한 계란찜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뜨거운 뚝배기에 담겨 나와,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친구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인사에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부원냉삼’은 단순히 냉삼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앞으로도 냉삼이 생각날 때면, 주저 없이 ‘부원냉삼’을 찾을 것 같다. 부산 수영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부원냉삼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