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벼르던 안양의 한 이자카야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SNS에서 핫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장해둔 곳이었다. 평소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맛있는 안주와 함께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요즘처럼 지치는 날에는 더욱 그렇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과연 이런 곳에 술집이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 때쯤, 드디어 그곳을 발견했다.
입구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낡은 자판기 문이 굳게 닫혀 있는 모습이라니. 여기가 정말 맛집이 맞나 싶어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자판기 옆에 숨겨진 손잡이를 발견하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예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밖에서 보던 허름한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따뜻한 조명이 감도는 아늑한 공간이 나타났다. 은은한 나무 향과 함께,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레트로풍의 인테리어는 마치 일본의 작은 술집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벽면에는 다양한 사케 병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조명들이 공간을 더욱 분위기 있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가 정말 다양해서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사케, 하이볼, 과실주 등 술 종류도 다양했고, 안주 메뉴도 육사시미, 꼬치, 파스타, 짬뽕 등 없는 게 없었다.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육사시미와 베이컨 명란 새우 크림 파스타, 그리고 카시스 하이볼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기본 안주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짭짤한 참치 크래커부터 신선한 양배추 샐러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는 해초 무침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참치 크래커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다. 기본 안주만으로도 충분히 술 한 잔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본 안주를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육사시미가 나왔다. 붉은 빛깔의 육사시미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함께 나온 참기름 소스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정말 신선하고 퀄리티 좋은 육사시미였다. 곁들여 나온 배와 함께 먹으니, 달콤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이어서 나온 베이컨 명란 새우 크림 파스타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큼지막한 새우와 베이컨이 듬뿍 들어 있었고, 그 위에는 명란이 아낌없이 뿌려져 있었다. 크림소스의 고소한 향과 명란의 짭짤한 향이 어우러져, 식욕을 자극했다. 파스타를 한 입 먹으니, 크리미한 소스의 부드러움과 명란의 톡톡 터지는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새우와 베이컨 역시 큼지막해서 씹는 맛이 좋았다. 다만, 계속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한 감이 있었다.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카시스 하이볼을 한 모금 마셨다. 카시스의 달콤한 맛과 탄산의 청량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이곳의 하이볼은 과일 향이 풍부해서 더욱 맛있었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파스타를 조금 남겼을 뿐인데, 직원분께서 죄송하다며 서비스 안주를 가져다주신 것이다. 그것도 무려 두 가지나! 갓 튀겨낸 따끈한 게살 고로케와 상큼한 요거트였다. 게살 고로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서 정말 맛있었다. 요거트 역시 상큼하고 달콤해서 입가심으로 딱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멘토스까지 챙겨주시는 센스! 정말 끊임없이 쏟아지는 서비스에 감동받았다. 대체 뭘 남기려고 이렇게 퍼주시는 건지 걱정될 정도였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분위기다. 어둑한 조명 아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활기찬 분위기는,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옆 테이블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실제로, 옆 테이블에 앉은 커플과 안주를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인상적이었다. 주문할 때마다 메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셨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웨이팅이다.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라, 주말에는 더욱 긴 웨이팅을 각오해야 한다. 나 역시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전반적으로, 이곳은 맛, 서비스,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맛있는 안주와 다양한 술,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활기찬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끊임없이 쏟아지는 서비스 안주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왜 이곳이 안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자카야인지 알 수 있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 특히, 닭목살과 청어알 크림치즈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인 것 같다. 그리고, 과일 하이볼에 과일 안주가 얹어져 나오는 비주얼도 꼭 경험해보고 싶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며, 자판기 문을 다시 닫았다. 닫힌 문 너머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따뜻했다.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좋은 사람들 덕분에, 힐링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양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자카야 ‘미지’를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판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미식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