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는 것은 이제 어색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것이 나에게는 소확행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만의 점심 메뉴를 고민하던 중, 푸짐한 인심과 맛깔난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엄마손 돼지불백 수유본점’이 눈에 들어왔다. 기사식당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맛집으로 소문난 이곳,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을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유역 근처에 위치한 엄마손 돼지불백 수유본점은 생각보다 넓은 규모를 자랑했다. 두 개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가 틀리지 않았음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점심시간에 늦게 도착하더라도 자리가 없을까 하는 걱정은 조금 덜어놓을 수 있었다. 물론 주차 공간은 서둘러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매장 앞에 마련된 넉넉한 주차 공간은 자차 이용자들에게 분명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24시간 운영한다는 점 또한 언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탁 트인 공간과 밝은 조명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최근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는 소문대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느껴졌다. 왁자지껄한 시끌벅적함보다는 적당히 활기찬, 그러나 혼자 와서도 전혀 위화감 없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테이블은 2인석부터 4인석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고, 다행히도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은 따로 보이지 않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혼자 온 손님들도 충분히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구조였다.

무엇을 먹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나 돼지불백이 메인 메뉴였다. 기본 돼지불백(10,000원)과 고추장 돼지불백(11,000원)이 눈에 띄었고, 고등어구이, 가자미구이, 갈치구이, 청국장 등 다양한 식사 메뉴도 준비되어 있었다. 혼자 왔지만, 이것저것 맛보고 싶은 마음에 기본 돼지불백과 함께 잠시 고민하다가 왠지 끌리는 고등어구이를 하나 더 주문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여러 명이 와서 돼지불백에 청국장, 가자미구이를 함께 시켜 먹는 모습도 보였는데, 다양한 메뉴를 시켜 나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적인 밑반찬과 함께 밥, 국, 그리고 숭늉이 나왔다. 숭늉이 먼저 나온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따뜻한 숭늉 한 모금에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퀄리티 쌀로 지어진 듯 보였고, 실제로도 밥맛이 훌륭했다. 쌀의 좋은 품종을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이곳의 자랑은 바로 셀프바였다. 기본적인 김치, 나물 무침, 쌈장, 마늘, 파채 등 다양한 밑반찬과 신선한 쌈 채소가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떡볶이가 반찬으로 나오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달콤하면서도 적당히 매콤한 것이 별미였다. 밥과 국, 숭늉까지 모두 무한리필이 된다는 점은 대식가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다. 갓성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기본 돼지불백이 나왔다. 큼직한 그릇에 담겨 나온 돼지불백은 갓 볶아져 나와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달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간장 베이스의 양념이 고기에 잘 배어 있었고, 함께 볶아진 양파의 달큰한 풍미가 더해져 훌륭한 맛을 냈다. 숯불 향은 아니었지만, 팬에 볶아낸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졌다. 쌈 채소에 밥과 함께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감이 차올랐다.

이어서 주문한 고등어구이가 나왔다. 꽤 큼지막한 고등어 한 마리가 통째로 나와 양에 대한 만족감을 더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잘 구워져 비린 맛 없이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훌륭할 것 같았다.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청국장도 잠시 맛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진한 콩내음과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밥에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돼지불백이 달달했다면, 청국장은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으로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솔직히 말하면, 아주 특별하고 기상천외한 맛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집밥’ 같은 편안함과 넉넉한 인심이 녹아든 곳이었다. 돼지불백의 달달함, 고등어구이의 고소함, 셀프바의 다채로운 반찬들, 그리고 무엇보다 넉넉하게 리필되는 밥과 국, 숭늉까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한 끼를 완성했다. 20년 단골이라는 손님의 말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다.
다만, 최근 방문객들의 리뷰 중에는 음식의 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글들도 간간히 보였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 김치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 직원들의 불친절함이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등의 부정적인 경험담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그러한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친절함과 푸짐함에 더욱 만족했던 터라 이러한 리뷰들을 보니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식당은 언제나 변할 수 있고, 방문 시점에 따라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혼자 와서 단일 메뉴만 시키기에는 조금 아쉽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1인분 주문이 가능하고, 밥과 국, 숭늉, 그리고 기본적인 반찬들이 모두 무한리필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절대 후회 없는 선택일 것이다. 특히 오늘처럼 든든하고 푸짐한 집밥 같은 한 끼가 그리울 때, 이곳 엄마손 돼지불백 수유본점은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서 더욱 즐겁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번에는 고추장 돼지불백이나 다른 구이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따뜻한 숭늉 한 잔으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한 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