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제일쇼핑 지하, 할머니 손맛 그리운 ‘정라진 곰치국’에서 보물찾기

아이고, 세상에. 이렇게 속이 든든해지는 집이 또 있을까 싶어요.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이끌리는 곳, 바로 과천 제일쇼핑 지하에 숨겨진 보물 같은 ‘정라진 곰치국’입니다. 이곳을 처음 찾았던 날, 지하 식당가에서 유독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고 ‘아, 여긴 뭔가 있구나!’ 싶었지요. 낡은 간판과 함께 오래된 듯한 정취를 풍기는 지하 상가의 모습은 어릴 적 추억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김칫국 향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어요.

김칫국물이 자작하게 담긴 곰치국
따끈한 국물에 부드러운 곰치가 가득한 곰치국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곰치국입니다. 처음 맛보는 분들은 조금 낯설 수도 있겠지만, 한번 맛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묵은지를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 김칫국 맛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텁텁함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절로 감탄사가 나오더라고요. 뜨끈한 국물을 한 숟갈 뜨면, 마치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손맛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곰치국, 밥, 그리고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 모습
정갈하게 차려진 곰치국 한 상

곰치는 얼마나 또 부드러운지 모릅니다. 입안에 넣으면 힘들이지 않고도 스르륵 녹아내리는 그 맛이 일품이에요. 퍽퍽한 살점 하나 없이, 마치 비단처럼 부드러운 곰치와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져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늦은 밤, 얼큰한 국물이 생각날 때나 해장이 필요할 때 이곳 곰치국 한 그릇이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아요. 특히나 얼큰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은 술안주로도 최고라고 합니다.

푸짐하게 담긴 곰치국의 모습
큼지막한 곰치 살이 돋보이는 곰치국

가끔은 곰치국 재료가 떨어져 맛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날도 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곳은 곰치국만 맛있는 집이 아니거든요. 특히나 저는 이곳의 밑반찬들을 너무나 좋아해요. 옹기종기 담겨 나오는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집니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달걀조림은 밥도둑이 따로 없고, 아삭하게 씹히는 겉절이 김치는 곰치국과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입니다.

다양한 밑반찬이 담긴 그릇들
정갈하고 맛깔난 밑반찬들

특히 밑반찬 중에 ‘묵무침’이 나올 때가 있어요. 이게 정말 별미입니다. 계곡가에서 파는 묵무침이라면 2~3만원은 족히 받을 법한 푸짐한 양과 맛이었어요.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에 신선한 채소들을 듬뿍 넣고 맛깔스러운 양념에 버무려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이렇게 푸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넉넉하게 내어주시니, 인심까지 덤으로 얻어가는 기분이에요.

묵무침으로 보이는 음식
푸짐하고 맛있는 묵무침

겨울철 별미로 알려진 곰치국이지만, 이곳에서는 사시사철 언제든 맛볼 수 있습니다. 마치 계절을 잊은 듯, 언제 방문해도 똑같이 맛있는 곰치국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큰 장점이죠. 2017년 기준으로 12,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 정도 퀄리티의 곰치국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지금은 가격이 조금 올랐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양을 자랑한다고 하니, 가성비로 따지자면 과천에서 손에 꼽을 만한 맛집임이 분명합니다.

메뉴판
메뉴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

저녁 시간에는 술 한잔 곁들이기 좋은 메뉴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골뱅이’는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더군요. 가격 대비 푸짐한 양의 ‘막회’와 ‘대왕골뱅이’도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입니다. 싱싱한 해산물을 맛깔나게 무쳐낸 요리들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합니다. 늦게 가면 곰치국 재료가 떨어져 아쉬움을 삼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혹시라도 곰치국을 드시고 싶다면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겠어요.

가게 외관과 간판
제일쇼핑 지하 상가에 위치한 가게

무엇보다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마음씨입니다. 방문객들을 향한 주인장 부부의 친절함은 정말로 인상적이에요. 마치 친척 집에 온 듯 편안하고 푸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답니다. 의자식 테이블로 바뀌어 더욱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게 되었고, 반찬도 1인 그릇에 따로 내어주셔서 위생적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어요.

TV 방영 사실을 알리는 액자
OBS-TV 방영 맛집임을 알리는 액자

사실 지하 상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허름하고 깨끗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염려는 기우였습니다. 식당 내부가 아주 넓지는 않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오히려 더 아늑하게 느껴졌어요. 벽에 걸린 OBS-TV 방영 인증 액자는 이곳의 오랜 명성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TV 방영 당시의 모습이 담긴 액자
TV 방송에도 소개된 맛집

솔직히 곰치국이라는 메뉴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곰치국은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듯, 부담 없이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맛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이 맛이 바로 시골 할머니의 손맛이구나!’ 싶을 정도로 정겹고 깊은 맛입니다.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그 맛, 과천에 오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술 한잔 기울이며 추억을 나누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따뜻한 음식이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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