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어르신네! 영월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면서, 제 손을 잡고 시장통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시더라고요. 왁자지껄 사람 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영월 서부시장에서, 예부터 입소문이 자자하다는 ‘일미닭강정’ 가게 앞에 섰지요. 시장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벌써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마치 고향집 장날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게 앞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그래, 영월서부시장에서 유명하다는 닭강정집인데 이 정도 기다림은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시장 상인분들께서도 10년 전부터 변함없이 맛있다고 추천해주실 만큼, 이곳 일미닭강정은 영월 여행객들에겐 꼭 들러야 할 명소로 통한다고 하더군요. 곧이어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벽면에는 방송 출연 기록이며 손님들이 남긴 감사 메시지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온 것처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공간이었죠.

순한 맛과 약간 매콤한 맛, 두 가지 메뉴가 있다고 안내받았습니다. 저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을 떠올리며, 은은하게 매콤하다는 ‘약간 매콤한 맛’을 골랐지요. 주문을 받자마자 바로 튀겨내는 방식이 아니라, 어느 정도 준비된 닭을 양념에 버무려주는 방식이라 회전이 빠른 편이었어요.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한편에 쌓여있는 닭강정 박스들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더군요. 큼직한 글씨로 ‘겉은 바삭! 속은 쫄깃! 세상에 하나뿐인 맛!’이라고 쓰인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포장한 닭강정 상자를 들고 숙소로 돌아와,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 상자를 열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닭강정의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습니다. 갓 튀겨낸 듯,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강정 조각들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어요. 큼직한 닭다리살을 사용해서인지 퍽퍽함 없이 부드럽다는 이야기에, 기대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한 숟갈 딱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아이고, 이 맛 좀 보라고!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겉은 묘하게 바삭하면서도 속살은 얼마나 부드럽던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요. 양념은 너무 달지도, 그렇다고 너무 맵지도 않은, 딱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었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매콤함과 달콤함의 조화가 기가 막혔어요. 껍질 부분은 끈적이기보다는 살짝 씹는 맛이 있는 듯했고, 닭 자체의 고소한 맛도 살아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떤 분들은 30대가 되니 너무 단 맛보다는 이런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좋다고 하시던데, 제 입맛에도 딱 그랬습니다. 10년 전 영월 여행 때 추천받아 지금까지 꾸준히 들르는 단골집이라는 분의 이야기가 새삼 와닿더군요. 양념이 좀 꾸덕해서 닭강정끼리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하셨는데, 그 꾸덕함이 입안 가득 풍미를 더해주는 듯했습니다.
다른 닭강정집들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라더니, 속초나 강릉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흔히 알고 있던 닭강정의 딱딱함과는 다르게, 이곳은 식어도 껍질이 딱딱해지지 않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집에서 식은 후에 먹어도 너무 맛있다는 이야기에, 저 역시 다음 날 먹어도 맛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안고 포장해왔습니다.
어떤 분은 신라면 정도의 매콤함이라고 하셨는데, 제 입맛에는 그보다 살짝 더 매콤한 듯하면서도 은은하게 퍼지는 매운맛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맵찔이 분들도 ‘약간 매콤하다’고 느낄 정도라고 하니, 매운맛에 약하신 분들도 순한 맛을 선택하시면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튀김옷은 어찌나 바삭하게 잘 튀겨졌는지, 씹을 때마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양념이 흔한 맛이 아니고 묘하게 중독성 있다며, 다음 날 먹어도 맛있고 소스 배합을 너무 잘 해서 계속 먹고 싶다고 극찬하시더군요. 뼈가 없고 입에 넣기 적당한 크기라 먹기도 편하다고 하셨는데, 저 또한 그 말에 적극 동감했습니다. 닭다리살만 사용해서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끝내줬습니다.
물론, 입맛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 다르니 ‘엄청난 인생 닭강정’까진 아니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집 닭강정을 한 입 뜨니, 고향집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시던 그 밥상이 떠올랐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다 편안해지는 맛.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따뜻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이었어요.
솔직히 요즘에는 워낙 맛있는 닭강정 집이 많아져서,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미닭강정은 그런 와중에도 변함없이, 오히려 더 정성스럽게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격 대비 가성비도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음식에 담긴 따뜻한 정성과 손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혹시 영월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북적이는 시장통에서 정겨운 분위기를 느끼고, 뜨끈한 닭강정 한 입에 옛 추억을 소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단순한 닭강정 한 조각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정과 추억을 맛볼 수 있는 곳. 영월의 매력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일미닭강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