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혼밥, 혼커피의 계절이 돌아왔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막상 혼자 갈 만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북적이는 식당이나 카페는 왠지 모르게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고 뻔한 프랜차이즈는 감흥이 없다. 그러다 문득, 논산 탑정호 근처에 멋진 뷰와 맛있는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혼자 가도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기우였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탁 트인 논산 탑정호의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맑고 푸른 호수와 주변의 싱그러운 녹음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특히 이날은 날씨까지 완벽해서,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절로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카페 내부는 통유리로 되어 있어 어느 자리에 앉든 시원한 호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혼자 온 나를 위해 넓은 창가 쪽 테이블을 선택했다. 다른 테이블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나 커플들도 보였지만, 다들 각자의 시간을 즐기는 분위기라 전혀 방해받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 오는 사람이 많은 듯, 테이블 간 간격도 널찍하고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메뉴판을 살펴봤다. 커피는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라떼, 스무디, 에이드까지 음료 메뉴가 상당히 다양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도넛’이었다. 수많은 리뷰에서 ‘디저트가 맛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시그니처 메뉴인 ‘붐도넛’을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나는 시그니처 메뉴인 ‘밀크 붐 도넛’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괜히 유명한 메뉴가 아니겠지 하는 기대감과 함께, 씁쓸한 커피의 맛이 달콤한 도넛의 풍미를 더욱 살려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주문한 메뉴가 나왔을 때, 역시나 ‘비주얼’부터 합격이었다. 하얀 크림이 가득 채워진 도넛은 겉보기에도 부드러워 보였고, 진한 갈색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깔끔한 맛을 기대하게 했다.

먼저 도넛 한 입을 베어 물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크림과 쫄깃한 도넛의 조화가 정말 일품이었다. ‘달지 않아서 좋다’는 리뷰가 많았는데, 과연 느끼하거나 너무 단맛이 강하지 않고 적당히 달콤해서 계속해서 손이 갔다. 정말 ‘한입 먹자마자 입안에서 크림이 팡 터지는’ 느낌이었다. 인절미, 흑임자, 생크림 등 다양한 맛의 도넛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다른 맛도 꼭 도전해봐야겠다.

함께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쓴맛보다는 고소한 풍미가 느껴져서 도넛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너무 달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 커피 본연의 매력을 잘 살려주고 있었다. 덕분에 도넛의 달콤함과 커피의 쌉싸름함 사이를 오가며 완벽한 밸런스를 즐길 수 있었다.
카페 내부는 2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2층은 좀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이라고 한다. 특히 2층은 층고가 높아 탁 트인 느낌을 주며, 마치 동굴에 들어온 듯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하지만 오늘은 1층에서 충분히 창밖 풍경을 즐기고 싶어 1층에 머물렀다.
점심을 먹고 와서 배가 불렀지만, 젤라또도 맛있다는 후기를 봤기에 혹시나 해서 젤라또도 하나 맛보기로 했다. 아이스크림과 젤라또 메뉴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아이스크림 젤라또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메뉴라고. 나는 무난하게 바닐라빈 맛 젤라또를 선택했다. 부드럽고 진한 우유 풍미와 함께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식사 후 디저트로 딱이었다.
카페 곳곳에는 싱그러운 식물들이 놓여 있어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특히 중앙에 배치된 커다란 나무는 마치 숲속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를 보러 왔다가 우연히 들른 곳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멋진 뷰, 맛있는 도넛과 커피,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편안한 분위기까지.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차를 가지고 방문하기에도 부담이 없고,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사람, 혹은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와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맛있는 디저트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모두 추천하고 싶은 논산 맛집 카페다.
오늘도 이렇게 혼밥, 아니 혼커피와 디저트 성공! 다음에 논산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하며 카페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