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기 전, 혹은 광주에서의 짧은 출장 중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혼자 국밥집을 찾곤 합니다. 북적이는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이 때로는 어색할 때도 있지만, 이곳은 그런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광주 송정역 바로 맞은편, 1913 송정역시장 초입에 자리한 ‘영명국밥’은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이곳에서, 혼밥의 묘미와 함께 깊은 국물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오래된 듯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습니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앉아 있었지만, 대부분은 혼자 온 분들이거나 둘둘 짝을 이룬 소규모 인원들이었습니다. 카운터석은 따로 보이지 않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혼자 온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도 나만의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혼밥러에게는 큰 장점이죠.
저는 이 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모듬국밥’을 주문했습니다. 테이블링 시스템으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동안, 벽면에 가득한 유명인사들의 사진과 사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잠시 후, 제 순서가 되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들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깍두기와 김치는 익숙한 맛이었지만, 특히 마늘장아찌는 깔끔한 맛을 더해주어 좋았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알싸한 마늘 향이 다음 국밥 한 숟가락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습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모듬국밥이 등장했습니다. 커다란 뚝배기 가득 꽉 찬 국물 위로 큼직한 순대와 다양한 부위의 내장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처음 받았을 때, 국물 색깔이 예상했던 것보다 맑고 깨끗해서 살짝 놀랐습니다. 마치 콩나물국밥처럼 시원하고 슴슴한 느낌이었죠. 어떤 분들은 이 깔끔함이 때로는 허전하게 느껴진다고도 하지만, 저는 오히려 잡내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이 점이 좋았습니다.

뚝배기 안에는 암뽕순대뿐만 아니라 머릿고기, 간 등 다양한 부위의 내장이 골고루 들어있었습니다. 특히 암뽕순대는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다른 내장 부위들도 잡내 없이 부드럽고 담백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져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대기를 풀지 않고 맑은 국물 맛을 음미했습니다. 정말 해장에 딱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원하고 개운했습니다. 전날 과음을 했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칼칼한 맛을 원한다면, 테이블에 비치된 다대기를 풀어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맑은 국물 그대로 즐기고, 중간에 다대기를 풀어 두 가지 맛을 즐겼습니다. 새우젓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추고, 전라도식으로 순대를 초장에 찍어 먹는 것도 별미였습니다. 의외로 초장의 새콤함과 순대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져 독특하면서도 맛있었습니다.

국밥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은 국룰이죠. 밥도 적당히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져 있었습니다. 든든하게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몸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양도 푸짐해서 혼자 먹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 곳에 대한 평가가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국물이 너무 슴슴해서 아쉽다는 평도 있고, 과거의 맛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언급도 간혹 보이더군요. 저도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계산해주시는 분의 표정이 다소 무뚝뚝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손님이 많고 바쁘다 보니,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곳은 송정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기차 시간 전에 간단하게 식사하기에도 좋습니다. 공영주차장 주차권도 제공해주니, 자가용을 이용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가격 또한 합리적이어서, 혼자서도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 맛집’으로도 추천할 만합니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한 분들에게, 이곳 ‘영명국밥’은 편안한 식사를 선사할 것입니다. 뜨끈한 국물 한 그릇에 몸과 마음을 녹이고,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 광주에 오게 된다면, 또 이곳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