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100년 고택에서 만난 고요한 위로, 오늘도 혼밥 성공!

어느덧 가을바람이 제법 옷깃을 스치는 계절, 훌쩍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고요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거제행을 택했다. 특별한 목적지는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이끄는 곳이 있었다. 바로 100년이 넘은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특별한 공간, ‘두록’이라는 곳이었다.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된 건물 특유의 정취가 느껴지는 외관은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낡았지만 단단해 보이는 목조 건물은 오랜 세월을 견뎌낸 굳건함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삐걱이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 아래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이 나를 맞이했다.

카페 내부 전경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아늑한 내부 공간

안으로 들어서니, 100년이 넘은 할아버지의 고택을 그대로 살렸다는 공간이 펼쳐졌다. 구석구석 안 예쁜 곳이 없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꾸며진 인테리어는 감탄을 자아냈다. 오래된 나무 기둥과 서까래, 따뜻한 조명은 편안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벽면에 가득 채워진 책들은 이곳이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북카페’임을 실감케 했다. 마치 오래된 친구의 서재에 들어온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혼자 방문했기에, 가장 먼저 신경 쓰이는 것은 자리였다. 다행히 이곳은 1층뿐만 아니라 별채에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넉넉한 좌석을 갖추고 있었다. 1층에는 아담한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었고,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리도 있었다. 2층은 올라가 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만한 공간이 많다는 점에 안심이 되었다. 1인 좌석이라 할 만한 카운터석은 따로 보이지 않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너무 좁지 않아 혼자 앉아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디저트 사진
정성 가득한 디저트의 모습

무엇을 마실까 메뉴판을 살펴보는데, 익숙한 메뉴와 함께 ‘두록라떼’라는 특별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흑임자 베이스에 달콤한 크림이 올라간다는 설명을 듣고 호기심에 주문했다. 디저트로는 까눌레와 휘낭시에를 골랐다. 처음 방문하는 곳이니만큼, 가장 추천받는 메뉴들을 맛보고 싶었다.

커피 주문은 물론, 자리 안내와 메뉴 설명까지 무척이나 친절했다. 1인 방문이라고 해서 전혀 소홀함 없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느낌이 좋았다. 마치 단골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쿠키와 음료 사진
아기자기한 모양의 쿠키와 따뜻한 음료

잠시 후,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흑임자 특유의 고소함과 달콤한 크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두록라떼는 정말이지 일품이었다. 텁텁함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매력적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흑임자의 풍미는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했다.

음료 위에 올라간 귀여운 장식
두록라떼 위에 올라간 앙증맞은 장식

함께 주문한 디저트들도 기대 이상이었다. 바닐라 까눌레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쫀득한 완벽한 겉바속쫀의 정석이었다. 눅눅함 없이 깔끔한 맛이 좋았다. 플레인 휘낭시에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살아있어 커피와 함께 즐기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특히, 여러 가지 맛의 휘낭시에가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카페 내부 모습
책이 진열된 모습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고양이들이다. 카페 곳곳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은 이 공간에 활기를 더해주었다. 특히, 2층 한쪽에는 고양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했다. 비록 내가 방문했을 때는 잠자는 모습만 볼 수 있었지만, 그 모습마저도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테이블 위의 음료와 디저트
따뜻한 음료와 바삭한 쿠키

카페 안에는 읽을 수 있는 책들도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작은 도서관처럼, 조용히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구입도 가능하다고 하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곳은 100년 된 고택을 개조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을 넘어, 옛것의 멋을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적인 편안함을 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건물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메뉴판은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거제 여행 중에 만난 ‘두록’은 나에게 잊지 못할 휴식을 선사했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는 물론, 따뜻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귀여운 고양이들까지. 혼자 방문했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물론, 간혹 불친절한 응대에 대한 리뷰도 보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그런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오랜 시간 이곳을 찾아오는 단골들이 많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는 듯했다.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평일에 방문한다면 더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사람, 혹은 특별한 분위기의 카페를 찾는 사람이라면 거제 ‘두록’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곳에서 맛있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잠시 쉬어가며, 나를 위한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도 나는 ‘두록’에서 혼밥 아닌 ‘혼커’를 성공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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