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엄마 손맛 그대로, 강원도 철원에서 만난 보약 같은 밥상

아이고, 이 동네 어귀를 들어서는데 코끝을 스치는 구수한 냄새가 영락없는 시골 할머니 댁 같더라고요. 텔레비전에 나왔다고 해서 일부러 멀리까지 찾아왔는데, 문 앞에 걸린 간판을 보니 어릴 적 살던 고향 동네에 온 듯 반갑기만 했습니다. ‘미당예촌’이라… 참 정겨운 이름이지요? 볕 잘 드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창밖 풍경은 또 어떻고요. 푸르른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집집마다 아기자기한 마당이 펼쳐진 모습이 꼭 그림 같았습니다.

처음엔 무슨 메뉴가 유명하냐고 여쭤봤는데, 주말에는 전골만 된다는 말씀을 듣고 살짝 아쉬웠어요. 생선구이도 맛보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이왕 온 거, 전골을 맛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가격이 좀 있어서 망설여지긴 했는데, 음식이 나오니 그 말이 쏙 들어가더라고요. 아니, 이게 웬일이에요! 냄비 가득 차오른 전골의 양이 어마어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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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 준비 모습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푸짐한 소고기 말이 전골 재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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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는 빨갛게 양념된 소고기가 미나리 같은 싱싱한 채소들을 듬뿍 감싸 안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버섯, 파, 당근, 호박 등 알록달록한 채소들이 보기 좋게 둘러져 있었어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고기를 한 점 집어 맛을 보니, 아이고, 이 맛 좀 보라고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어요. 질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흐물거리지도 않는 적당한 식감에,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이… 아, 정말 이 맛이지요. 씹을수록 고기의 깊은 풍미가 우러나오는데, 야채들이 그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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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 상차림

다양한 채소와 고기로 가득 찬 전골 한 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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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 끓기 전 모습

조리되기 전, 신선한 재료들이 어우러진 전골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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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 가운데는 끓일수록 고기가 야채를 단단하게 감싸면서 익는데, 그 모양새가 참 신기했어요. 익을수록 쫄깃해지는 식감이 또 다른 매력을 더해주었지요. 냄비 가장자리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넓은 면적 때문에 익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천천히 익혀 먹으니 고기의 맛을 더욱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밥! 찰기 좌르르 흐르는 밥공기를 받아 드니,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철원오대쌀을 쓴다고 했는데, 제가 밥맛에 좀 까다로운 편인데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밥맛 같달까요. 씹을수록 구수한 단맛이 나는 것이, 밥만 먹어도 맛있는 그런 밥이었습니다. 압력솥에 갓 지어낸 밥이라 그런지, 온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일반 밥과 영양밥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저는 일반 밥을 선택했지만 다음에 오면 꼭 영양밥도 맛봐야겠어요. 밥 짓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미리 주문하시는 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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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과 밥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갓 지은 밥의 조화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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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이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다면, 광고 보고 찾아오길 참 잘했다 싶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전골이 메인인가?’ 싶었는데, 광고의 힘이었는지, 아니면 제가 워낙 기대를 안 해서 그랬는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곁들여 나온 찬들도 하나같이 어찌나 맛깔스러웠는지 몰라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딱 알맞게 간이 되어 있어서, 밥이랑 곁들여 먹기 좋았습니다. 시금치무침, 콩나물무침, 깻잎장아찌, 멸치볶음, 김치… 집에서 먹는 것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맛이었어요. 특히 고등어구이는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겉은 노릇하게 구워져 바삭한 식감이 살아있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스르륵 녹아내렸어요. 짭조름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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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구이

겉바속촉의 정석, 노릇하게 잘 구워진 고등어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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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직원분들과 사장님도 어찌나 친절하시던지요. 멀리서 왔다고 반갑게 맞아주시고, 필요한 게 없는지 계속 살피시는 모습이 영락없는 시골 인심 같았습니다. 밥 먹는 내내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런 곳에 오면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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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내부 모습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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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전골 외에도 여러 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정식 메뉴도 한번 맛보고 싶네요. 지난번 방문했을 때 정식을 먹었던 분의 말로는 평범했다고 하지만, 저는 이 집의 손맛이 워낙 좋아서 다른 메뉴들도 분명 맛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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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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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에 자리한 정겨운 식당 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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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속이 다 편안해지는 한 끼를 먹은 것 같아요. 이 집은 전골뿐만 아니라, 밥 한 톨,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음식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혹시 철원에 오실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멀리서 온 보람이 충분한 곳이었어요. 다음에 철원에 또 오게 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이 ‘미당예촌’에 다시 들를 겁니다. 그때는 엄마의 손맛이 그리울 때 생각나는 그 맛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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