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혼자만의 식사를 계획하게 되었다. 낯선 동네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은 때로는 설렘이고 때로는 약간의 망설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향한 열정은 언제나 나를 움직이게 한다. 특히나 완도에 도착한 날, 2시 반 기차를 아슬아슬하게 놓치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져 허기진 배를 채울 곳을 찾아야 했다. 완도는 오후 2시면 거의 브레이크 타임에 들어가는 식당이 많아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히도 이곳 실로암식당은 영업 중이었다.

식당 외관은 오래된 듯 정겨운 모습이었다. 오래된 간판들이 정겹게 늘어서 있고, 붉은색 의자가 입구 앞에 놓여 있어 왠지 모르게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혹시 혼자 와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쳤지만, 배고픔이 먼저였기에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내부는 예상보다 깔끔하고 꽤 넓었다. 무엇보다 혼밥족을 위한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지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다행히 테이블 간격이 너무 좁지 않아 옆 테이블과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무엇을 먹을까 메뉴판을 훑어보았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터라 든든한 식사 메뉴가 당겼다. 이곳은 고기 전문점인 듯 다양한 소고기와 돼지고기 메뉴가 있었지만, 식사류도 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돈까스’와 ‘육회비빔밥’. 두 메뉴 모두 리뷰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듯했다.

주문을 하고 나니, 기다리는 동안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나와 쾌적했다. 주문 후 음식이 빨리 나온다는 정보도 맞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가 푸짐하게 나왔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고기 살이 꽉 찬 것이 보기에도 좋았다. 함께 나온 밥과 샐러드, 그리고 몇 가지 밑반찬까지 한 상이 꽤나 풍성하게 차려졌다.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기름지지 않고, 속의 돼지고기는 부드럽게 씹혔다. 무엇보다 소스가 너무 달거나 시지 않고 적당히 새콤달콤한 맛을 내어 돈까스의 풍미를 한껏 살려주었다. 흔히 돈까스를 시키면 식전 빵이나 스프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그런 점은 없었지만 돈까스 자체의 맛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돈까스와 함께 밥을 먹고, 곁들여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씩 맛보았다. 전라도 지역의 손맛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무난하게 맛있는 밑반찬들은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혼자 먹기에도 전혀 부족함 없는 구성이었다.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것으로 보이는 다른 메뉴들도 맛있어 보였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한우 채끝 등심 로스나 육회비빔밥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 기분 좋게 식당을 나섰다. 든든하게 채운 배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해야 했기에 사실 조금 급했지만, 실로암식당 덕분에 완도에서의 첫 끼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혼자 와도 눈치 보이지 않고, 맛있는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곳. 앞으로 완도에 오게 된다면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특히 다른 테이블에서 먹는 고기 메뉴들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진 속의 붉게 물든 단풍나무처럼, 실로암식당에서의 식사 경험은 나의 완도 여행에 따뜻하고 강렬한 추억으로 남았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주문 후 음식이 빠르게 나온다는 점, 그리고 가성비 좋게 전라도의 맛깔스러운 밑반찬까지 곁들여 먹을 수 있다는 점은 혼밥을 즐기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바깥 날씨는 덥고 습했지만 실내의 시원함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음식은 빠르게 나왔지만, 결코 성의 없이 나온 느낌은 아니었다.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은 보기에도 좋았고, 맛 또한 훌륭했다. 돈까스의 바삭함과 육즙, 그리고 새콤달콤한 소스의 조화는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전라도 특유의 손맛이 느껴지는 밑반찬들은 메인 메뉴만큼이나 훌륭했다. 젓갈 향이 은은하게 나는 나물 무침, 아삭한 김치 등은 밥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혼자서도 푸짐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이번 완도 여행은 예상치 못한 일정 변경으로 시작했지만, 덕분에 실로암식당이라는 보석 같은 맛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혼자여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으며 든든하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혼밥족이라면, 혹은 늦은 시간에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면, 완도 실로암식당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