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 동네 오니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해지는 게, 꼭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오늘 제가 발걸음 한 곳은 아산 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그런 집이에요. 뭐 검색해서 찾아온 건 아니고, 동네 주민분이 “거기 가면 우렁이가 듬뿍 들어간 쌈밥이 일품이라네” 하고 귀띔해주셔서 용케 찾아오게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쭈꾸미 볶음을 먹으러 갈까 싶어 검색을 좀 해봤었거든요. 근데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꽉 차 있더라고요. ‘아이고, 이 동네에 이렇게 소문난 맛집이 있었나?’ 싶었죠. 얼마나 대단한 곳일까 싶어 기대감을 안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는데, 글쎄 웬걸, 테이블마다 손님이 꽉 차 있지는 않고 겨우 세 팀 정도밖에 안 계시더라고요. 주차장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살짝 의아하기도 했지만, 뭐,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맛있게 먹고 가자 싶었지요.
저희는 철판 삼겹 쭈꾸미 2인분을 주문했답니다. 사실 그 근처 카페에서 이미 커피랑 빵을 잔뜩 먹고 온 터라 배가 그리 고프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다 먹어치웠다는 건, 아마도 이 음식의 맛이 제 뱃속을 든든하게 채워주었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가격 대비 양이 아주 많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그런 건 잠시 잊게 되는 것 같아요.
밑반찬들도 정갈하게 차려졌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도라지무침과 콩나물무침이 제 입맛을 사로잡았어요. 아삭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서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죠. 그래서 반찬을 한 번 리필 부탁드렸는데, 아뿔싸. 도라지무침에는 도라지가 세 점 정도밖에 없고 다른 야채만 잔뜩 담아주셔서 조금 아쉬웠어요. 콩나물무침은 또 머리카락이 함께 나왔지 뭐예요. 아이고, 이런 일이 다 있나 싶었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니 그런 작은 실수쯤은 너그럽게 넘어가 주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그런 소소한 아쉬움도 잊게 만드는 건 바로 메인 메뉴, 철판 삼겹 쭈꾸미였어요.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와 삼겹살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어요.

이 큼직한 쭈꾸미 살점을 보세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있고, 양념이 어찌나 맛깔스럽게 배었는지, 한 입 가득 넣으니 ‘아이고, 이 맛이지!’ 절로 감탄사가 나왔어요. 삼겹살의 고소함과 쭈꾸미의 매콤달콤함이 어우러져서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느낌이었답니다.

싱싱한 상추에 밥을 넉넉히 올리고, 그 위에 양념이 쏙 밴 쭈꾸미와 삼겹살을 얹어 한 쌈 크게 싸 먹었죠. 쌈장 살짝 찍어 한 입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맛의 향연에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야’ 하고 중얼거렸어요. 맵기만 한 게 아니라,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감칠맛이 살아있는, 그런 깊은 맛이었답니다.
한편으로는, 쭈꾸미 볶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진에서 보니 삼겹살과 함께 볶아져 나오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겠어요. 얇게 썰린 삼겹살은 쭈꾸미와 함께 볶아지면서 기름기가 적당히 빠져 느끼함 없이 고소한 맛을 더해줄 것 같습니다. 떡도 함께 들어있어 쫄깃한 식감을 더해주고요.


철판에 한가득 담겨 나온 삼겹살과 쭈꾸미는 아직 볶아지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그 색감과 신선함이 남달랐어요. 붉은 양념과 선명한 삼겹살의 마블링, 그리고 큼직한 쭈꾸미의 모습이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하더군요.

철판 위에서 익어가는 소리가 얼마나 맛있는 냄새를 풍기던지요. 매콤한 양념 냄새와 고기 익는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자극하는데, 군침을 참느라 혼났어요. 붉은 양념이 쭈꾸미와 삼겹살에 착 달라붙어 맛깔스럽게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답니다.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들이에요. 갓 무쳐낸 듯 신선한 나물 반찬부터, 김치, 젓갈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내놓은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특히 저는 이 콩나물무침을 정말 좋아해요. 아삭한 식감과 적당한 간이 어우러져 메인 메뉴와 함께 먹기에도 좋고, 그냥 밥반찬으로 먹기에도 훌륭했거든요.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맛이랄까요. 따뜻한 밥 위에 매콤하게 볶아진 쭈꾸미 한 점을 얹어 먹으면, 그야말로 ‘크으~’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맵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계속해서 손이 가는 중독적인 맛이에요.
이곳은 단순히 맵기만 한 음식이 아니라, 집밥처럼 정겹고 푸근한 맛을 선사하는 곳이었어요. 쭈꾸미의 쫄깃한 식감과 삼겹살의 고소함이 어우러져서 한층 더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고, 밥과 함께 쌈으로 즐기니 더욱 든든하고 맛있게 느껴졌답니다.
혹시 아산에 오실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시골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처럼,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여러분의 마음까지 넉넉하게 채워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