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혼자서 맛있는 것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빗방울이 톡톡 떨어지는 오후, 따뜻한 실내에서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을 찾았다. 구리에 위치한 이 유명한 한우 바베큐 식당은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솔로 다이버에게도 편안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곳이라고 귀띔받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조명과 나무 테이블의 질감이 주는 아늑함이 나를 반겼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차분하면서도 활기찬 기운이 감돌아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입구 쪽에 보이는 메뉴판은 다양한 종류의 고기와 식사 메뉴를 보여주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손님들이 테이블을 채우고 있어, 오픈 시간인 11시 맞춰 가는 것이 좋겠다는 팁을 되새기며 자리를 잡았다. 나는 오늘 ‘소고기 모듬’과 ‘육회’, ‘육사시미’를 주문하기로 했다. 혼자지만, 다양한 부위를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니, 숯불이 먼저 준비되었다. 붉게 달아오른 숯을 보니 벌써부터 침샘이 자극되었다.
이윽고 오늘의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붉은빛을 띠는 신선한 소고기 모듬이 푸짐하게 나왔다. 선명한 마블링이 살아있는 갈비살, 부드러워 보이는 완자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었다.

곧이어 직원분이 능숙하게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려주셨다. 얇게 썰린 육사시미도 곁들여졌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육사시미는 평소 좋아하던 고추장 소스가 아닌, 간장과 마늘, 청양고추가 어우러진 특별한 소스와 함께 나왔다. 이 소스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알싸한 청양고추의 맛이 육사시미의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직원분이 고기를 굽는 동안,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을 둘러보았다. 특별할 것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양파 장아찌와 아삭한 김치는 기름진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데 탁월했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 소리를 듣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을 것이다. 적당히 익은 갈비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모듬 중 소고기 한 점이 살짝 아쉬운 맛을 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육회는 평소 좋아하는 메뉴였기에 기대를 안고 주문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짜지는 않냐고 물었더니, 주방장 교체로 인해 맛이 일정치 못했던 점을 사과하며 즉석에서 다시 만들어 주셨다. 새로 나온 육회는 훌륭했다. 신선한 육질과 적절한 양념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딸아이도 육회를 너무 좋아해서 결국 하나 더 추가해서 먹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점심 특선 메뉴인 ‘한우 갈비 정식’이었다. 25,000원이라는 가격에 다양한 반찬과 후식까지 포함된다는 점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점심 시간에 맞춰 와서 이 정식을 꼭 맛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직원분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셔서 식사 자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혼밥족에게는 큰 장점이었다. 곁들여 나온 브로콜리와 양파 피클 샐러드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식사의 마무리는 역시 된장찌개와 밥이었다. 구수한 된장찌개 국물과 갓 지은 밥은 어느새 비워진 접시를 다시 채우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후식으로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준비되어 있었다. 녹색 빛깔의 아이스크림은 부드럽고 달콤해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이곳은 1인분 주문도 가능하며,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적당하고 직원분들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마치 나만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메뉴로 솔로 다이빙을 즐겨볼까 기대하며 가게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