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밥 먹는 날이면 늘 고민입니다. 어디를 가야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을까. 특히 고기집이라면 더욱 망설여지죠. 1인분 주문은 가능한지, 곁에 앉은 사람들과 묘한 거리감을 느껴야 하지는 않을지… 그런 저의 걱정을 덜어줄 보물 같은 곳을 속초에서 발견했습니다. ‘연탄불 생구이’라는 이름부터 정겹게 다가오는 이곳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숨은 맛집이라고 합니다.
처음 이곳을 찾은 건 늦은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 따뜻한 국물과 맛있는 고기가 간절했죠. 간판의 ‘혼술 환영’ 문구를 보고는 ‘그래, 오늘은 여기다!’ 싶어 망설임 없이 안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쾌적하고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본점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넓은 내부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죠. 테이블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1인 식사를 위한 카운터석은 없었지만,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거나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적임 속에서도 묘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것은, 이곳의 널찍한 공간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갓 구운 고기에서 풍기는 맛있는 냄새와 함께, 테이블마다 놓인 연탄불의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돼지고기 부위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돈토마호크, 닭목살, 돼지생갈비, 돼지생목살 등 익숙한 메뉴와 독특한 메뉴가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1인분 주문 가능’이라는 문구가 명확하게 적혀 있다는 것이었죠. 혼자 온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저는 1인분씩 여러 가지를 맛보기 위해, 돼지생목살(200g, 12,000원)과 돼지껍데기(5,000원)를 주문했습니다. 곁들임 메뉴로는 역시나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된장찌개(2,000원)와 공깃밥(1,000원)을 곁들였습니다.
주문을 마치고 나니, 곧이어 기본 찬들이 차려졌습니다. 깔끔하게 담긴 양파절임 소스, 매콤한 배추김치, 그리고 고기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콩가루 등 곁들임 소스들이 정갈하게 나왔습니다. 특히 이곳은 셀프바가 마련되어 있어, 부족한 반찬은 언제든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편리했습니다.

드디어 주문한 고기가 나왔습니다. 불판 위에 올려진 돼지생목살은 신선한 육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숯불 위로 올리자마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고기는 숯불 위에서 천천히 익어가며 육즙을 가두었습니다. 겉면이 노릇하게 익었을 때 뒤집어주니, 탱글탱글한 육즙이 살아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첫 점을 맛보니, 잡내 하나 없이 신선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향이 올라오는데, 왜 이곳이 현지인 맛집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쌈무에 싸서 먹거나, 양파절임과 함께 먹으니 풍미가 더욱 살아났습니다.
뒤이어 돼지껍데기도 구워 먹었습니다. 쫄깃하면서도 느끼함 없이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콩가루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함이 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하이라이트, 바로 된장찌개였습니다. 뚝배기 가득 푸짐하게 나온 된장찌개는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된장찌개 한 숟갈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듯했습니다. 밥과 함께 슥슥 비벼 먹으니, 든든하고 완벽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곳은 ‘한강라면’ 기계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편의 시설까지 신경 쓴 곳이었습니다. 테이블 간격은 물론, 이동 가능한 환기구, 그리고 자리 정리 후 기름때까지 꼼꼼하게 닦아주는 직원들의 서비스까지. 여러모로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이날, 저는 늦게 도착해서인지 이미 인기 메뉴들은 재료 소진으로 맛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손님들도 보였습니다. ‘사람은 많은데 뭐든지 비어있는 신비로운 집’이라는 말이 딱 맞았습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문구가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혼자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곳. 바로 ‘연탄불 생구이’가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속초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 같습니다. 신선하고 맛있는 고기에 반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놀라고, 무엇보다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에 감동하게 되는 곳. 혼밥족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