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거기 너도 포항 사람이라며? 그럼 나랑 같이 포항 32년 토박이가 인생 메뉴라고 손에 꼽는 곳, ‘포순이 간판이’ 한번 가보자고! 여기 진짜 내가 진짜 너무 맛있어서 추천 안 하면 안 될 정도야. 친구한테 얘기하듯이 솔직하게 다 알려줄게.
처음 갔을 땐 사실 가게 이름 보고 좀 엥? 싶었지. ‘포순이 간판이’. 이게 뭐냐 싶었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이 예전에 용산식당이라는 곳에서 진짜 맛집을 만드셨다가, 거기서 그대로 옮겨오셔서 차리신 곳이래. 포항 토박이들은 다 아는 그런 내공 있는 분이라는 거지. 괜히 ‘맛집’이라는 타이틀 붙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니까.

솔직히 요즘 맛집이라는 데 가면 일단 인테리어만 번지르르하고 음식은 그저 그런 곳들이 많잖아. 근데 여기는 그런 거 기대하면 안 돼. 딱 봐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감 가는 그런 분위기야. 테이블마다 밥상이 놓여 있고, 벽에는 옛날 느낌 나는 장식들이 걸려있어.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한테는 오히려 편안하고 좋더라.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느낌?

자, 이제 제일 중요한 음식 얘기해야지. 여기 시그니처 메뉴가 뭐냐고? 고민할 필요도 없어. 바로 돼지주물럭이랑 된장찌개야. 포항 토박이들이 ‘무적권 드셈!’ 이라고 외치는 바로 그 메뉴들!
먼저 돼지주물럭. 와, 진짜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야. 빨갛게 양념된 돼지고기가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와. 냄새부터가 예술이라니까. 바로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혀 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고기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몰라. 씹을수록 육즙이 팡팡 터지고, 매콤달콤한 양념이 맵짠맵짠하게 입맛을 확 당겨. 밥 위에 올려서 쓱쓱 비벼 먹어도 맛있고, 그냥 쌈 싸서 먹어도 맛있고.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어. 나 이거 먹으러 일부러 포항 갈 때도 있어. 그만큼이야 진짜.

같이 나오는 밑반찬들도 무난하게 맛있어. 특히 막김치나 겉절이 같은 것들은 주물럭이랑 같이 먹으면 느끼함도 잡아주고, 훨씬 더 조화롭게 맛을 끌어올려 주는 것 같아.

근데 말이야, 이 집에서 진짜 ‘숨겨진 보석’ 같은 메뉴가 바로 된장찌개야. 많은 사람들이 돼지주물럭만 얘기하는데, 나는 이 된장찌개에 진심이야. 포항에 된장찌개 맛집이 왜 많겠어? 그중에서도 여기 된장찌개는 정말 남달라.

기본 정식으로 된장찌개를 시키면 큼지막한 고등어 한 조각도 같이 나와. 이게 또 별미라니까. 근데 된장찌개 국물 한 숟갈 뜨는 순간, ‘아, 이게 진짜다’ 싶을 거야. 멸치 육수의 깊은 맛에 구수한 된장이 어우러져서… 뭐랄까, 집에서 엄마가 끓여준 것 같은데, 엄마보다 더 맛있다고 해야 하나? 밥 말아서 숟가락으로 팍팍 퍼먹으면 진짜 꿀맛이야.
솔직히 김치찌개나 칼칼한 찌개도 좋긴 한데, 여기 된장찌개는 그런 다른 찌개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깊이와 깔끔함이 있어. 칼치찌개는 두부가 안 들어간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다는 평도 있긴 한데, 나는 오히려 그 담백함이 좋더라. 그래도 역시 내 마음속 1등은 된장찌개라는 거!
어떤 사람들은 돼지주물럭은 좋은데, 다른 메뉴들은 별로라고 하는 평도 있긴 하더라. 뭐, 입맛은 다 다르니까. 근데 나는 여기 기본에 충실한 맛이 너무 좋았어. 특히 사장님이 직접 요리하시는 그 손맛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더 정감이 가고.
진짜 오랜만에 맛있는 집에서 제대로 된 한 끼 하고 싶을 때, 친구랑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을 때, 가족들이랑 든든하게 밥 먹고 싶을 때, 망설이지 말고 여기 ‘포순이 간판이’로 가봐. 후회 안 할 거야. 특히 포항 가면 꼭, 꼭, 꼭 가보라고. 나중에 나한테 고맙다고 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