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굴보쌈을 맛보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서산 맛집, ‘보쌈의 정석’이었다. 낯선 동네였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생각에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나무색으로 꾸며진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벽 한쪽에는 메뉴 사진이 담긴 커다란 TV 화면이 눈에 띄었다. 메뉴를 미리 스캔하며 어떤 굴보쌈을 먹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굴보쌈, 회보쌈, 마늘보쌈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역시 처음 왔으니 기본에 충실한 굴보쌈을 선택하기로 했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께서 밝은 미소로 맞아주셨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컵과 냅킨, 물통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곧이어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차려지기 시작했다.
밑반찬은 하나하나 정갈했다. 싱싱한 배추와 상추, 고추는 쌈을 싸 먹기에 안성맞춤이었고, 쌈장에는 해바라기씨와 보리밥 등이 들어가 있어 고소하면서도 짜지 않아 좋았다. 특히, 넉넉하게 담겨 나온 된장국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외할머니 댁에서 먹던 푸근한 맛이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굴보쌈이 나왔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보쌈과 뽀얗고 탱글탱글한 굴, 그리고 매콤한 김치가 한 접시에 담겨 나왔는데, 그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치 잘 차려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사진을 찍는 것을 잊을 뻔했지만, 이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서둘러 카메라를 들었다.
보쌈은 보기에도 촉촉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정말 거짓말처럼 사르르 녹아내렸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한 풍미만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정말이지, 인생 보쌈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함께 나온 굴은 싱싱함 그 자체였다. 탱글탱글한 식감은 물론이고,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향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굴 특유의 비릿함은 사라지고 달콤함만이 남았다.

보쌈과 굴, 김치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부드러운 보쌈과 싱싱한 굴, 그리고 매콤한 김치가 입안에서 어우러지면서 춤을 추는 듯했다. 쌈으로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아삭한 배추와 향긋한 깻잎, 그리고 쫄깃한 보쌈과 굴, 매콤한 김치를 한데 넣어 입안 가득 넣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김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이었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매콤한 맛을 자랑했는데, 보쌈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치만 따로 먹어도 맛있었지만, 역시 보쌈과 함께 먹으니 그 진가를 발휘했다.
밑반찬으로 나온 파김치 또한 별미였다. 푹 익은 파김치는 톡 쏘는 맛이 강렬했는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보쌈 위에 파김치를 올려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쟁반국수도 놓칠 수 없었다. 아몬드와 해바라기씨 등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쟁반국수는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양배추와 상추 등 신선한 야채도 듬뿍 들어가 있어 아삭아삭 씹는 재미도 있었다. 쟁반국수를 보쌈과 함께 먹으니, 매콤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사했다. 벨을 누르지 않아도,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을 채워주시는 세심함에 감탄했다. 마치 오랜 단골손님을 대하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점심 특선 메뉴가 눈에 띄었다. 보쌈과 파전, 막국수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점심 특선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를 나서면서, 만족감에 휩싸였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정말 행복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보쌈의 정석’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따뜻한 정과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굴보쌈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입안에는 아직도 보쌈의 풍미와 굴의 향긋함이 남아있는 듯했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이번에는 회보쌈과 파전을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다음에는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보쌈의 정석’은 서산에서 잊지 못할 맛과 추억을 선사해준 고마운 곳이다. 만약 서산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가게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손님이 있는 곳까지 들어오는 것은 조금 위생적이지 못해 보였다. 물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식당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조금 더 신경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쌈의 정석’은 맛과 서비스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다음에 또 방문할 의향이 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 추천할 것이다. 서산에서 맛있는 보쌈을 찾는다면, ‘보쌈의 정석’을 꼭 방문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