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변항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삼겹살에 소주 한잔 기울일 생각에, 며칠 전부터 마음이 설렜다. 드디어 오늘, 소문 자자한 동네 맛집 ‘땡이’를 방문하기로 했다. 항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이 식당은 7년 만에 다시 찾는다는 단골손님도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라고 한다. 특히 넉넉한 인심과 친절한 서비스는 덤이라고 하니, 기대감을 안고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은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였다. 테이블마다 놓인 큼지막한 불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평범한 직사각형 불판이 아니라, 표면이 울퉁불퉁한 검은색 돌판이었다. 왠지 모르게 고기가 더 맛있게 구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천장에는 네모난 형광등이 밝게 빛나고 있었고, 한쪽 벽면에는 메뉴판이 크게 걸려 있었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고기 메뉴와 식사 메뉴가 적혀 있었는데, 나는 이미 마음속으로 대패삼겹살을 정해둔 터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친절한 사장님께서 메뉴를 물어보셨다. 대패삼겹살 3인분을 주문했다. 기본 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살짝 아쉬웠지만, 워낙 맛있다는 평이 많았기에 기꺼이 감수하기로 했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묵은지, 멸치젓갈, 된장에 버무린 듯한 독특한 나물, 겉절이 등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묵은지는 보자마자 군침이 돌았다. 묵은지를 불판에 구워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조합이라고 하니, 어서 빨리 구워 먹고 싶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패삼겹살이 나왔다. 얇게 썰린 냉동 삼겹살이 접시에 가득 담겨 나왔는데, 신선함이 느껴졌다. 불판이 달궈지자마자 대패삼겹살을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얇은 대패삼겹살은 금세 익어갔다.
고기가 얇아서 육즙이 빠지기 전에 얼른 먹어야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젓가락을 바쁘게 움직였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대패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묵은지를 불판에 올려 함께 구웠다. 잘 익은 묵은지와 대패삼겹살을 함께 싸서 입안으로 가져갔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삼겹살의 풍미와 새콤하게 익은 묵은지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대패삼겹살 특유의 얇은 식감 덕분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묵은지의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은 느끼함을 잡아주어 계속해서 먹게 만들었다. 솔직히 나는 대패삼겹살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곳 ‘땡이’의 대패삼겹살은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구운 김치와 삼겹살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돼지기름에 구워진 김치는 그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다. 쌈 채소에 고기, 김치, 파절이를 듬뿍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밑반찬을 맛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된장에 살짝 버무린 듯한 나물은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삼겹살과 잘 어울렸다. 멸치젓갈도 비린 맛없이 깔끔해서 좋았다. 멸치젓갈에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대패삼겹살을 흡입했다. 어느덧 불판은 기름으로 가득했고, 접시에 담겨 있던 고기는 바닥을 드러냈다. 아쉬운 마음에 1인분을 추가할까 고민했지만, 식사 메뉴로 김치찌개를 주문하기로 했다.
잠시 후, 김치찌개가 나왔다. 뚝배기 안에는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김치찌개 역시 김치 맛이 중요한데, 이곳은 묵은지가 맛있으니 김치찌개 맛은 당연히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역시나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묵은지의 깊은 맛과 돼지고기의 풍미가 어우러져,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김치찌개에 들어있는 고기가 어찌나 푸짐한지, 마치 고기 반 김치 반인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사장님의 질문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기분 좋게 배를 두드리며 가게 문을 나섰다. 식당에서 나와 죽변항 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니,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잠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멀리 수평선 너머로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바라보니, 마음이 평온해지는 듯했다.

‘땡이’에서 맛있는 삼겹살을 먹고, 죽변항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하니,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왜 동네 주민들이 이곳을 죽변 최고의 맛집이라고 칭찬하는지 알 것 같았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꼭 볶음밥도 먹어봐야지.

오늘 ‘땡이’에서 맛있는 삼겹살을 먹으며, 나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준다. 앞으로도 나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세상의 다양한 맛과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지역명 동해안의 풍경은 잊지 못할 선물이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삼겹살을 먹었던 오늘 하루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