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충북대 앞 추억의 맛, 흥부네왕돈까스 방문기

오랜만에 학교 앞을 지나다가 익숙한 간판을 마주했습니다. ‘흥부네왕돈까스’. 3년 전부터 꼭 가봐야지 마음먹었다가 번번이 다른 약속에 밀려 발걸음을 돌렸던 곳입니다. 늘 라면이나 간단한 식사로 끼니를 때우곤 했는데, 문득 옛날식 돈까스가 간절해지는 날이었습니다. 그때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 곳이 바로 이곳이었죠. 드디어, 3년의 기다림 끝에 흥부네왕돈까스를 찾았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코를 간지럽히는 익숙한 튀김 냄새와 함께, 왠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졌습니다. 오래된 동네 분식집 같은 분위기랄까요. 벽면에는 오래된 액자들이 걸려있고, 테이블마다 놓인 냅킨 통도 정겨웠습니다. 이곳은 화려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곳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를 짐작게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흥부네왕돈까스 메인 메뉴
큼직하게 썰어져 나온 돈까스가 푸짐하게 담겨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일행은 망설임 없이 ‘왕돈까스’를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일반 돈까스와 매운맛, 치즈 돈까스도 있었지만, 이곳의 명성을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서는 역시 왕돈까스를 맛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피타이저로 따뜻한 크림스프가 나왔습니다. 왠지 모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맛이었습니다. 진하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짭짤한 맛이 튀김옷 입혀질 돈까스를 기다리는 동안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디서 많이 먹어본 듯한, 시판 오뚜기 스프와 비슷한 맛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익숙함이 좋았습니다.

따뜻한 크림스프와 곁들여 먹는 돈까스
따뜻한 스프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메인 메뉴인 왕돈까스가 등장했습니다. 정말 이름 그대로 ‘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거대한 크기였습니다. 일반 성인 손바닥 네 개를 합쳐놓은 듯한 비주얼에 압도당했습니다. 얇게 두드려 튀겨낸 돈까스는 노릇노릇한 튀김옷에 윤기가 흐르는 소스가 듬뿍 덮여 있었습니다. 밥 한 덩이, 옥수수 콘, 그리고 얇게 채 썰어 케첩과 마요네즈를 뿌린 양배추 샐러드까지, 구성 하나하나가 옛날 돈까스 집에서 보던 익숙한 모습이었습니다.

푸짐한 왕돈까스 한 상 차림
엄청난 크기의 돈까스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한 조각 잘라 입에 넣는 순간, “아, 이 맛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얇게 두드린 고기는 부드러웠고, 튀김옷은 생각보다 두껍지 않아 바삭한 식감을 잘 살리고 있었습니다. 경양식 돈까스답게 직접 만드신 듯한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었습니다. 얇게 썰었음에도 고기의 질이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고, 밑간도 잘 되어 있었습니다. 3/4 정도 먹다 보면 살짝 물릴 수 있다는 평도 있었는데,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한국식 돈까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함께 나온 단무지와 배추김치로 충분히 느끼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이고추가 함께 나왔다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그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넓고 쾌적한 가게 내부 모습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식당 내부입니다.

이곳은 특히 학생들에게 가성비 좋은 식당으로 유명한 것 같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이 정도 양과 맛이라면,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잘 헤아린 메뉴라고 생각됩니다. 가격은 경양식 돈까스가 10,000원, 왕돈까스는 8,000원 정도였는데, 나오는 양에 비하면 합리적인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대학생 입장에서는 조금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이해가 됩니다.

돈까스 단면 모습
돈까스 속 고기는 얇지만 부드러웠습니다.

음식의 맛과 양, 가격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단연 주차였습니다. 충북대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해 접근성은 좋지만,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합니다. 가게 앞 2차선 도로에 주차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충북대 안에 주차하고 주차비를 지불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 같았습니다. 30분 이내 6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번거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포크로 집은 돈까스 조각
바삭한 튀김옷과 속살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또한, 가게 내부가 협소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영유아 동반은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기 의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좁은 공간에 많은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어 유모차를 가지고 방문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일부 리뷰에서 언급되었던 가게 내부의 소음과 불친절함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실제로 방문했을 때, 주방 쪽에서 사장님과 직원분으로 추정되는 분들 간의 다소 시끄러운 대화 소리가 들렸습니다.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에게는 신경 쓰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이와 함께 방문했을 때 ‘각자 1인분씩 시켜야 한다’거나 ‘자리 차지한다’는 식의 응대에 기분이 상했다는 리뷰를 보았는데, 저 역시 그런 경험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맛있는 음식과 넉넉한 인심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곳이지만, 때로는 이러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부네왕돈까스’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초심을 잃었다는 평도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옛날 돈까스의 정석’으로 기억하고 찾고 있습니다. 거창한 반찬이나 화려한 메뉴 없이, 오직 두툼하고 바삭한 돈까스 하나로 승부하는 곳. 특히, 매콤한 맛의 돈까스도 인기 메뉴라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이곳은 분명 고급 레스토랑의 돈까스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용돈을 모아 친구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찾았던 그 시절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단순히 양이 많다고 해서, 혹은 저렴하다고 해서 이곳을 찾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옛 추억을 소환하는 맛, 그리고 푸짐함 속에서 느껴지는 넉넉한 인심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이 집의 왕돈까스가 제 입맛에 잘 맞았고, 충분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옛날식 돈까스를 좋아하는 분, 혹은 푸짐한 양으로 든든한 한 끼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주차 문제와 일부 직원분들의 응대에 대한 부분은 감안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또 옛날 돈까스가 생각날 때, 저는 분명 이 정겨운 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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