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허기진 배를 채울 곳을 찾아 나섰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애월에 위치한 ‘더애월’이라는 곳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향했다. 오전 10시 오픈이라는 점이 이른 시간 여행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혼자 식사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은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후기에 용기를 얻었다.

매장에 들어서니 따뜻한 조명과 정갈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더애월’은 100% 제주산 흑돼지만을 고집하며 두루치기와 김치찌개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고 했다. 특히 한쪽 벽면이 오픈 주방으로 되어 있어 음식이 조리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위생적인 신뢰감을 주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나 같은 사람도 불편함 없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흑돼지 두루치기였다. 메뉴판을 보니 흑돼지 김치찌개도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지만, 제주에 왔으니 대표 메뉴인 두루치기를 맛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다른 테이블에서 나온 흑돼지 김치찌개의 시원한 향이 코끝을 스쳤다.
곧이어 내가 주문한 흑돼지 두루치기가 나왔다. 빨갛게 양념된 흑돼지 위에 양파, 대파, 콩나물 등 신선한 채소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었다. 함께 나온 밥은 특별하게도 찰솥밥이었다. 밥을 다 덜어내고 솥에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설명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첫 숟가락을 떠 입에 넣자, 매콤하면서도 적절한 단짠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졌다. 100% 제주산 흑돼지라 그런지 잡내 하나 없이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가 되는 것이, 역시 흑돼지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맵기 또한 자극적이지 않아서, 평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 같은 ‘맵찔이’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정도였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무엇보다 이 두루치기와 찰솥밥의 조합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갓 지은 찰솥밥의 윤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고,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고슬고슬한 식감이 좋았다. 두루치기의 양념과 함께 밥을 먹으니 금세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숭늉으로 만들어 먹은 누룽지는 고소함 그 자체였다. 2천원을 추가해서라도 꼭 솥밥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에서는 간장 제육 두루치기 메뉴도 준비되어 있는 듯했다. 어른 아이 모두 만족한다는 후기를 들었기에 다음 방문 때는 간장 제육 두루치기도 꼭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치찌개 역시 양파가 듬뿍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좋다는 평이 많았는데, 다음에는 김치찌개와 솥밥 조합도 도전해 보고 싶다.

식사를 하는 동안, 다른 손님들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도 많았고, 커플들도 보였다. 혼자 온 나 역시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이런 곳은 혼밥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흑돼지 구이가 부담스럽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제주 흑돼지의 진가를 느끼고 싶을 때 이곳 ‘더애월’의 두루치기나 김치찌개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 같다.
물론 모든 경험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간혹 불친절하다는 후기나, 특정 메뉴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예를 들어, 문어 한 마리 메뉴는 비린 맛이 났다는 평도 있었고, 꽁치 김치찌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특별히 그런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제주공항 근처에서 아침이나 점심 식사를 해결할 곳을 찾는다면, ‘더애월’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제주산 흑돼지의 풍미를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두루치기 메뉴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곳. 오늘도 혼밥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