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혼밥할 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익숙한듯 낯선 동네, 사상구. 왠지 모를 설렘을 안고 발걸음을 옮긴 곳은 바로 ‘학장도가’였다. 인스타에서 우연히 본 아기자기한 상차림과 맛있어 보이는 고기에 이끌려 왔지만, 혼자 오는 사람도 많을까, 1인분 주문은 가능할까 하는 약간의 걱정을 품고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한 조명과 정갈하게 정돈된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다. 복잡하거나 시끄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편안한 느낌. 다행히도 1인석이나 카운터석은 따로 없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인지 혼자 앉아도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주문을 하려는데, 메뉴판을 보니 1인분 주문도 흔쾌히 가능하다고 하니 한숨 돌렸다.
무엇을 시킬까 고민하다, 가장 시그니처 메뉴인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다. 그리고 곧이어 나온 밑반찬들의 향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고깃집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다채롭고 정성 가득한 밑반찬은 처음이었다. 보통 고깃집 하면 김치, 쌈무, 콩나물무침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곳은 달랐다. 갓 무친 듯한 신선한 겉절이, 입맛을 돋우는 새콤달콤한 샐러드, 독특한 식감의 장아찌류까지. 그야말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기대감을 안고 메인 메뉴인 삼겹살을 기다렸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기를 직접 구워준다는 점이었다. 테이블에 불판이 놓이고, 직원분께서 능숙하게 고기를 구워주셨다. 타지 않고, 알맞은 온도로 익혀주니 그저 편안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고기를 굽는 동안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군침을 삼키며, 곧이어 나올 고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잠시 후, 완벽하게 구워진 삼겹살이 눈앞에 놓였다. 겉은 노릇하게 익어 바삭한 식감이 느껴지고, 속은 촉촉하게 육즙을 머금고 있을 것 같은 비주얼.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고, 부드러운 식감은 마치 입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냄새도 전혀 배지 않고, 육즙은 가득하니 정말 ‘인생 삼겹살’이라고 불릴 만했다.

이곳의 특별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고기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소스와 곁들임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돈까스처럼 즐기는 소스였다. 짭조름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고기와 의외로 잘 어울려 새로운 조합의 맛을 선사했다. 쌈무에 싸 먹거나, 갓김치와 함께 먹어도 훌륭했다. 익히 알려진 조합들은 물론, 새롭고 참신한 시도들이 곳곳에 숨어있어 먹는 재미를 더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후식 메뉴로 뭘 먹을까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고민은 잠시뿐. 메뉴판에 ‘치즈 볶음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곧이어 나온 볶음밥은 기대 이상이었다. 달콤한 맛이 강하게 느껴지면서도, 짭짤한 볶음밥과 치즈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숟가락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맛이었다.

특히 이 집의 김치찌개는 정말이지 ‘역대급’이었다. 고깃집에서 나오는 김치찌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훌륭한 맛. 깊고 진한 국물 맛은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솥밥과 함께 나온 김치찌개를 맛보니, 정신없이 식사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밥 한 숟가락에 김치찌개를 얹어 먹는 그 맛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1인분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했지만, 밑반찬과 메인 메뉴, 그리고 후식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양이 적을까 봐 다른 메뉴를 더 시킬까 고민했던 마음이 무색할 정도였다. 상차림이 ‘이쁘고 아기자기하다’는 리뷰를 봤는데, 실제로 보니 그 말이 딱 맞았다. 단순히 음식이 맛있는 것을 넘어,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곳의 매력은 바로 ‘한우 육회’였다. 붉은 빛깔의 신선한 육회 위에 노른자가 올라가 있고, 참깨가 솔솔 뿌려져 있는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삼겹살을 먹은 후에도 육회가 생각날 만큼 매력적인 메뉴였다.
마지막으로, 밥과 함께 곁들일 메뉴로 ‘소불고기 덮밥’도 주문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소불고기와 밥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달콤 짭짤한 양념이 밥에 스며들어 있어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사실 인스타에서 보고 간 메뉴가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메뉴들의 조합과 맛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혼자여도 괜찮아’를 외치며 방문한 이곳, ‘학장도가’는 맛과 분위기, 그리고 센스까지 겸비한 완벽한 ‘솔로 다이너’의 성지였다. 다음에도 혼밥 생각이 날 때, 망설임 없이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