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벤베누토, 이탈리아 셰프의 인생 라자냐 정복 후기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평소보다 더 고민되는 날이었다. 서둘러야 하는 점심시간, 복잡한 메뉴 고르기보다는 딱 정해놓고 후다닥 먹을 수 있는 곳이 절실했다. 문득 얼마 전 ‘생활의 달인’에 나온 이탈리아 식당 이야기가 떠올랐다. 특히 라자냐와 피자 달인으로 소개된 곳이라니,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었거든. ‘이탈리아에서 40년 동안 일한 셰프님이 직접 요리한다’는 문구가 뇌리에 박혀 있었는데, 바로 성신여대에 위치한 ‘벤베누토’였다.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했더니 이미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빈 테이블을 찾기 위해 잠시 두리번거렸는데, 다행히 운 좋게 딱 한 자리가 남아 있었다. 역시, 인기 있는 곳은 웨이팅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만약 조금만 늦었더라면, 따뜻한 음식 앞에서 한참을 기다릴 뻔했지. 이런 점을 고려하면, 동료들과 함께 점심 시간을 맞춰오는 것보다는 조금 일찍 오거나, 1시 이후에 방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 같다. 물론,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이 맛있는 음식들을 동료들과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상상해 볼 만한 일이다.

벤베누토 외관 및 간판
가게 입구에 붙어 있는 ‘Benvenuto’ 간판과 ‘Opening Hours’ 정보가 보인다. 특히 ‘인생 라자냐’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메뉴판을 펼치자마자 눈에 띈 것은 피자, 리조또, 뇨끼 등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이탈리아 대표 메뉴들이었다. ‘생활의 달인’에서 라자냐가 특별히 언급되었기에, 망설임 없이 라자냐를 주문했다. 하지만 스테이크가 들어간 ‘비스테카 포카치아 피자’와 ‘소고기 트러플 뇨끼’도 너무 맛있어 보였다. 결국, 오늘의 점심 선택은 라자냐에 집중하되,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다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로 했다.

벤베누토 피자 메뉴판
피자 메뉴판에는 마르게리타, 알리오 에 모짜렐라, 고르곤졸라, 비스테카 등이 적혀 있다. 가격대도 합리적인 편이다.
벤베누토 리조또 및 뇨끼 메뉴판
리조또와 뇨끼 메뉴판에는 트러플, 해산물, 크림 소스 등 다양한 옵션이 준비되어 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제일 먼저 따뜻한 빵과 올리브 오일, 그리고 소스가 곁들여져 나왔다.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었는데, 겉면에 파마산 치즈가 듬뿍 뿌려져 있어 풍미를 더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치즈와 빵의 조화가 훌륭했다.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 식초를 살짝 섞어 찍어 먹으니, 입맛을 돋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벤베누토 제공 빵
바삭하고 쫄깃한 빵에 파마산 치즈가 듬뿍 뿌려져 나온다. 올리브 오일과 함께 제공되는 소스도 인상적이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라자냐가 등장했다. 큼지막한 오발 접시에 담겨 나온 라자냐는 겹겹이 쌓인 면과 소스, 그리고 그 위에 녹아내린 치즈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겉보기에도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웠는데, 갓 구워져 나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모습이 정말 예술이었다.

벤베누토 라자냐
오발 접시에 담겨 나온 라자냐는 겹겹이 쌓인 면과 풍성한 소스, 그리고 그 위를 덮은 치즈가 먹음직스럽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인생 라자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뜨거운 치즈와 부드러운 라구 소스, 그리고 쫄깃한 면의 완벽한 삼박자가 입안 가득 퍼졌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재료 본연의 신선함이 살아있고, 간이 세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이탈리아 셰프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섬세한 맛이었다.

벤베누토 라자냐, 피자, 뇨끼
라자냐, 비스테카 포카치아 피자, 소고기 트러플 뇨끼가 함께 놓여 있는 모습.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비주얼이다.

함께 주문한 비스테카 포카치아 피자도 훌륭했다. 얇고 바삭한 도우 위에 신선한 스테이크 조각과 채소가 듬뿍 올라가 있었다. 짭짤한 스테이크와 신선한 채소, 그리고 쫄깃한 피자 도우의 조합은 예상대로 환상적이었다. 피자 역시 과하게 느끼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으로 맛본 소고기 트러플 뇨끼. 부드러운 감자와 쫀득한 식감의 뇨끼가 풍미 가득한 트러플 크림소스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크림소스는 전혀 느끼하지 않고 은은한 트러플 향이 감돌아 고급스러운 맛을 더했다. 뇨끼 하나하나에 소스가 충분히 배어들어 있어, 씹을 때마다 입안 가득 풍미가 퍼졌다.

솔직히 말하면, 이탈리아 음식을 파는 곳 중에는 간이 너무 세거나 느끼한 곳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벤베누토는 달랐다.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간이 절묘하게 맞춰져 있었다. 빵부터 시작해서 라자냐, 피자, 뇨끼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모두 훌륭한 선택이었다.

점심시간은 늘 촉박하기 마련이지만, 벤베누토의 음식들은 그 맛에 집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서둘러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며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혼자 와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식사할 수 있지만, 다음번에는 동료들과 함께 와서 다양한 메뉴를 시켜놓고 맛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신여대에서 진정한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벤베누토는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특히 라자냐나 피자를 좋아한다면, 이곳에서 ‘인생 메뉴’를 발견할 수도 있을 거다. 바쁜 점심시간에도 불구하고, 셰프님의 정성이 담긴 맛있는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지거나, 따뜻한 라자냐가 생각날 때, 망설임 없이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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