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국물, 정원식당 추어탕과 푸짐한 한상

가만히 창밖을 보니 하늘이 맑고 바람이 살랑이는 게, 이럴 때일수록 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줄 음식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정원식당’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름부터 포근한 이 식당, 사실 추어탕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왠지 모르게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어요.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꽃향기에 ‘아, 이곳은 정말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입구부터 가게 안쪽까지, 곳곳에 피어난 꽃들이 마치 잘 가꿔진 정원을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지요. 추어탕집이라고 해서 왠지 투박하고 오래된 느낌일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요. 따뜻한 난로와 함께 놓인 예쁜 꽃들은 마치 아늑한 카페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습니다. 옆쪽에 마련된 대기 공간마저도 이렇게 신경 써서 꾸며져 있으니,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정성껏 차려진 추어탕 한 그릇
보글보글 끓여 나온 추어탕,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아요.

메뉴를 살펴보다가 추어탕 가격대가 살짝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곳의 분위기와 정성을 생각하면 금방 수긍이 가더라고요. 저희는 둘이서 추어탕과 추어튀김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추어탕 맛을 고르는 옵션이 따로 없었던 것 같아 조금 의아했지만, 그만큼 이곳만의 특별한 맛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듯했어요.

바삭한 돈까스와 감자튀김
아이를 위해 주문한 돈까스인데, 양이 정말 푸짐했어요.

추어탕집에 왔으니 추어탕은 당연히 주문해야겠지만, 혹시나 어린 아이가 먹기에는 부담스러울까 싶어 돈까스도 하나 더 시켰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요! 돈까스 양이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아이가 먹을 거라고 했더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가 눈앞에 가득 펼쳐졌어요. 큼지막한 튀김옷에 잘 익은 고기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든든하더라고요. 사실 추어탕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아이도 곧잘 먹었답니다. 16~17개월 된 아인데도요! 다음에 다시 오면 추어탕만 세 그릇 시켜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정원식당 외관
아늑한 분위기의 정원식당 입구 모습입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기본 반찬들이 차려졌는데,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한 것이 느껴졌어요. 김치와 깍두기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특히 두부가 나왔을 때는 정말 반가웠습니다. 파주 장단콩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더욱 기대했는데, 비록 지금은 국산콩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그 고소함과 부드러움은 여전하더라고요. 쌈장으로는 우렁쌈장이 기본으로 나오고, 갈치젓인지 뭔지 다른 젓갈과 함께 양배추 쌈도 곁들여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다채로운 구성으로 나오니 밥상이 풍성하게 느껴졌어요.

정원식당 입구 안내판
카페 같은 느낌을 주는 아기자기한 입구.

메인 메뉴인 추어탕은 정말이지, 말 그대로 ‘한 숟갈 뜨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맛이었습니다. 진한 국물은 비린 맛 하나 없이 깊고 구수했고, 부드럽게 갈린 미꾸라지와 각종 야채가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을 선사했죠. 마치 옛날 시골 할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신 듯한, 그런 깊은 맛이었습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랄까요. 짭조름한 김치와 깍두기를 곁들여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어요.

정원식당 간판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정원식당의 외관.

추어튀김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바삭함보다는 물컹한 식감이 좀 더 강해서, 제가 기대했던 튀김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거든요. 바삭한 튀김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다른 곳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겠지만, 추어탕 자체의 맛이 워낙 훌륭해서 튀김의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셀프바 모습
뻥튀기와 각종 차를 즐길 수 있는 셀프바.

아이와 함께 방문했는데, 아기 의자는 따로 없었지만 넓은 마루 같은 자리 덕분에 생각보다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쌩쌩이처럼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라면 부스터 의자를 챙겨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식사가 끝나고 나서는 후식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을 수 있었습니다. 보리빵과 뻥튀기가 셀프바에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 또한 별미였어요. 입구에 놓인 식혜와 허브차도 준비되어 있어 식사 후 입가심하기 좋았습니다.

이곳의 메뉴로는 추어탕(12,000원), 추어군만두(5개 7,000원), 추어정식(16,000원) 등이 있었는데, 특히 추어군만두는 꼭 시켜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만두는 추어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추어정식을 주문하면 샐러드와 오리훈제까지 함께 나와서 더욱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다음번 방문 때는 정식도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왜 사람들이 이곳에 이렇게 많은지, 식사를 하면서 절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따뜻한 분위기와 세심한 배려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마치 오랜만에 고향집에 들러 할머니 밥상을 받는 듯한 훈훈함이 가득한 곳. 정원식당에서의 식사는 제게 그런 따뜻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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