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30분의 짧고 굵은 사투, 오늘은 마산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주말엔 웨이팅이 길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지만, 평일 점심시간은 그래도 조금은 여유롭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낡은 벽돌 건물에 아늑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이곳, 첫인상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묘한 분위기에 잠시 숨을 고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가게 안은 요즘 유행하는 인스타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공간이었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덕분에 활기가 넘쳤죠. 하지만 1인 셰프님이 운영하는 곳이라 음식 나오는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점은 감안해야 했습니다. 점심시간이 촉박한 직장인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승화시키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특히 여자들끼리 모임을 갖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음식이 맛있어서 좋고, 예쁜 사진을 찍으며 수다 떨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거죠. 실제로 제 옆 테이블에서도 친구들끼리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 오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던 메뉴가 있었는데, 바로 그 유명하다는 토마토 샐러드였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첫 번째로 맛본 메뉴는 바로 그 토마토 샐러드였습니다. 겉보기에는 신선한 방울토마토와 크림치즈의 조합이 다소 단순해 보였지만, 한 입 먹는 순간 왜 이 메뉴가 그렇게 극찬을 받았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방울토마토는 입 안에서 톡 터지며 신선한 과즙을 뿜어냈고, 부드럽고 고소한 크림치즈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자아냈습니다. 상큼함과 고소함의 완벽한 밸런스! 괜히 인기 메뉴가 아니었습니다.

뒤이어 나온 메뉴는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오일 파스타였습니다. 올리브 오일과 신선한 마늘, 그리고 바다의 향을 머금은 조개와 새우가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면발은 알맞게 익어 탱글탱글했고, 해산물의 감칠맛이 오일 소스와 잘 배어들어 깊고 풍부한 맛을 선사했습니다. 간혹 해산물 파스타에서 비린 맛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의 파스타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신선함 그 자체였죠.

이날 제가 주문한 또 다른 메뉴는 단호박 뇨끼였습니다. 사실 뇨끼를 그렇게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곳의 단호박 뇨끼는 정말이지 제 편견을 완전히 깨뜨려 주었습니다. 겉은 살짝 쫄깃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뇨끼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달콤한 단호박 소스는 뇨끼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고,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최근에 먹었던 양식 중에서 단연 최고였습니다. 이 메뉴는 다음 방문 때도 반드시 다시 주문할 생각입니다.

함께 방문한 동료는 버섯 리조또를 주문했습니다. 큼지막하게 썰어 볶은 버섯이 듬뿍 올라간 리조또는 보기만 해도 든든했습니다. 쌀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꼬들꼬들한 식감과 버섯의 깊은 풍미, 그리고 부드러운 크림소스가 어우러져 훌륭한 맛을 냈습니다. 속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주는 이곳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가게 바로 앞에 주차가 어려운 점은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이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라면 잠시 발품을 팔더라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점심시간에 빠르게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분들께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와서 여러 메뉴를 시켜 나눠 먹기에도, 혹은 중요한 사람과 함께 근사한 식사를 하기에도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였습니다. 첫 방문이었지만 이미 단골이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또 어떤 메뉴를 맛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창원 마산에서 인생 양식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