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구를 찾았다. 쨍한 햇살 아래 낡은 골목을 걷는 기분은 여전했지만, 묘하게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졌다. 힙스터들의 성지가 되어버린 동성로, 그 중심에서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를 물색하던 중, ‘닭동가리’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어릴 적 동네 어귀에 있던, 정겨운 이름의 치킨집 같았다. 왠지 모를 끌림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붉은 벽돌과 나무 테이블, 빛바랜 포스터들이 향수를 자극했다. 왁자지껄 웃음소리와 경쾌한 음악 소리가 섞여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평일 저녁인데도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역시 대구 맛집은 다르구나 싶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클래식한 치킨 메뉴부터 닭발, 닭매운탕, 오징어 숯불구이까지 다채로운 안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 끝에, 닭동가리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반반 치킨(후라이드+양념)과 친구의 강력 추천 메뉴인 국물 닭발, 그리고 시원한 생맥주를 주문했다.
주문 후, 기본 안주로 양배추 샐러드가 나왔다. 케첩과 마요네즈가 듬뿍 뿌려진, 추억의 맛 그대로였다.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와 달콤한 소스의 조합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샐러드를 맛보며 친구들과의 수다를 시작하니, 주문한 메뉴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역시 반반 치킨이었다. 노릇노릇한 튀김옷을 입은 후라이드 치킨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듬뿍 발린 양념 치킨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갓 튀겨져 나온 치킨은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냄새를 풍겼다.
후라이드 치킨부터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촉촉한 닭고기 속살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얇고 바삭한 튀김옷은 느끼함 없이 깔끔했고, 닭고기는 잡내 없이 신선했다. 기름기를 과하게 머금지 않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번에는 양념 치킨 차례. 젓가락으로 큼지막한 닭다리를 집어 들었다. 끈적한 양념이 묻어나는 비주얼에서부터 이미 합격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혀를 감쌌다. 인위적인 단맛이 아닌, 은은하게 느껴지는 과일 향이 매력적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고기와, 중독성 강한 양념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뒤이어 등장한 국물 닭발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큼지막한 닭발과 쫄깃한 떡, 탱글탱글한 소시지가 듬뿍 들어있었다. 매운 향이 코를 찌르는 듯했지만,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 닭발을 하나 집어 입에 넣고, 뼈를 발라 먹으니, 매콤한 양념이 혀를 강타했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고추장의 깊은 맛이 느껴지는 매운맛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함께 시킨 계란찜을 한 입 먹었다. 부드럽고 촉촉한 계란찜은,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뜨끈한 계란찜을 먹으니,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매운 닭발과 부드러운 계란찜의 조화는, 단짠단짠만큼이나 완벽했다.
닭발의 매운맛이 가시지 않아, 시원한 미숫가루를 주문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미숫가루는, 닭발의 매운맛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것은 물론, 입안에 고소한 풍미를 남겼다. 어릴 적 할머니가 타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미숫가루는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
친구들과 함께 치킨과 닭발을 번갈아 먹으며,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좋은 친구들이 함께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신나게 웃고 떠들었다.

옆 테이블에서 떡볶이를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에, 우리도 떡볶이를 추가 주문했다. 닭동가리의 떡볶이는, 쫄깃한 떡과 어묵, 소시지, 납작 만두 등 다양한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특히 납작 만두는, 떡볶이 양념에 푹 찍어 먹으니,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떡볶이 역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훌륭했다.
닭동가리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숯불 향이 은은하게 나는 오징어 숯불구이다. 촉촉하게 구워진 오징어는, 쫄깃한 식감과 숯불 향이 어우러져, 훌륭한 술안주가 되어준다. 특히 닭동가리의 오징어 숯불구이는, 마요네즈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
생맥주 외에도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닭동가리의 장점이다. 소주, 맥주, 막걸리, 심지어 팥빙수까지!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닭동가리의 생맥주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치킨, 닭발, 떡볶이 등 어떤 메뉴와도 잘 어울린다.

닭동가리의 직원들은, 친절하고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냈다.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서빙할 때,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대했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사장님 역시, 친절하고 유쾌한 분이셨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닭동가리의 또 다른 매력은, 레트로한 분위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다. 7080 가요부터 최신 K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와,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음악 소리가 너무 크지 않아, 대화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음악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닭동가리는, 친구, 연인, 가족 등 누구와 함께 와도 좋을 곳이다. 넓은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는, 단체 손님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 여러 테이블에서 단체 손님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음에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닭동가리를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닭동가리에서,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레트로한 분위기 속에서,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대구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닭동가리는 꼭 다시 찾고 싶은 맛집이다. 다음에는, 아직 맛보지 못한 다른 메뉴들도 꼭 먹어봐야겠다. 특히, 마늘 치킨과 새우강정, 그리고 닭매운탕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인 것 같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다. 닭동가리에서의 시간은, 마치 꿈처럼 짧게 느껴졌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 날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닭동가리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추억의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닭동가리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특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후라이드 치킨과, 매콤달콤한 양념 치킨의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조만간 다시 닭동가리를 방문해서, 이번에는 꼭 마늘 치킨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닭동가리는, 단순한 치킨집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는, 닭동가리를 잊을 수 없는 맛집으로 만들어주었다. 대구에 방문한다면, 닭동가리에서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