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야, 너 순대곱창전골 진짜 좋아하잖아. 내가 부산 사람만 아는 맛집 있는데 데려갈게.” 친구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홀린 듯 부산행 기차표를 예매했다. 목적지는 부경대와 경성대 사이에 위치한, 간판부터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풍기는 ‘알천순대곱창전골 전문점’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가게 주변을 서성거렸다. 평범한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알천순대는, 겉으로 보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노포였다. 커다란 간판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알천 순대곱창전골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저희 업소에서 직접 만든 수제 순대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가게 앞에는 이미 4대 정도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부경 지정 주차장’이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확실히, 이 지역명에서 꽤나 유명한 곳인가 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뜨끈한 열기가 확 느껴졌다. 테이블마다 놓인 전골 냄비에서 쉴 새 없이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소리, 맛있는 냄새, 그리고 활기찬 분위기가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늦은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순대곱창전골, 순대전골, 순대고기전골 등 다양한 전골 메뉴와 국밥류도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은 대학가 근처라 그런지, 부담스럽지 않은 선이었다.

친구와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순대곱창전골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는 푸짐한 밑반찬이 차려졌다. 깍두기, 김치, 쌈장, 그리고 새우젓까지, 전골과 곁들여 먹기 좋은 기본적인 찬들이었다. 특히 깍두기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대곱창전골이 등장했다. 큼지막한 냄비에 담긴 전골은, 보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붉은빛 국물 위에는 곱창, 순대, 깻잎, 당면, 그리고 다양한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특히 깻잎의 향긋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직원분께서 전골을 테이블에 올려주면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셨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깻잎을 국물에 담가서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그리고 다 드신 후에는 볶음밥을 꼭 드세요!” 친절한 설명에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전골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붉은 국물이 끓어오르면서, 매콤하면서도 깊은 향이 코를 자극했다. 국자로 국물을 살짝 떠서 맛을 보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진한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한 듯,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국물이 어느 정도 끓자, 깻잎을 국물에 푹 담가서 곱창과 함께 먹어봤다. 쫄깃한 곱창과 향긋한 깻잎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곱창은 잡내 하나 없이 깔끔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순대 역시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수제 순대답게, 속이 꽉 차 있어서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전골 안에는 당면도 듬뿍 들어 있었다. 탱글탱글한 당면은 매콤한 국물을 듬뿍 머금어, 후루룩 먹는 재미가 있었다. 솔직히, 우동 사리를 추가할까 고민했지만, 기본으로 제공되는 양도 충분했기에 다음을 기약했다.
정신없이 전골을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볶음밥을 먹을 배는 남아 있었다. 직원분께 볶음밥 2인분을 주문하자, 남은 국물과 건더기를 작은 그릇에 옮겨 담고, 김치와 김 가루, 그리고 밥을 가져오셔서 냄비에 볶아주셨다.
볶음밥이 완성되자,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다. 볶음밥 한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으니,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남은 국물에 볶아 먹으니,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정말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오후 2시 50분이었다. 직원분께서 “저희 3시부터 4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 계산은 미리 해주셔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브레이크 타임 직전에 방문한 덕분에, 비교적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가게를 나서면서, 왜 이 곳이 부산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푸짐한 양, 훌륭한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끓이면 끓일수록 진해지는 국물과, 쫄깃한 곱창과 순대의 조화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에는 꼭 순대전골에 도전해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친구에게 “진짜 맛있는 곳 데려가 줘서 고마워!”라고 인사를 전했다. 친구는 씩 웃으며 “다음에 또 다른 부산 맛집 데려가 줄게!”라고 답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한 부산 여행은, 정말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참고로, 알천순대는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일찍 방문하거나, 브레이크 타임 직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