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소환! 등촌역 향수 자극하는 의성식당 백반, 강서구 맛집 시간 여행

오랜만에 서울 강서구에서 약속이 생겼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갔던 허름한 백반집이 떠올랐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푸짐한 인심과 정겨운 맛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찾아낸 곳이 바로 등촌역 근처의 ‘의성식당’이었다. 20~30년 전의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리뷰를 보고,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도착했는데도,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자리 딱 두 개가 남아있어 겨우 앉을 수 있었다. 간판부터 테이블까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은 단촐했다. 된장찌개,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그리고 두 가지를 섞은 메뉴. 나는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다행히 12시 반 이후에는 1인 식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의성식당 외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의성식당의 외관. 정겨운 분위기가 발길을 이끈다.

주문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반찬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금치나물, 버섯나물, 김치, 콩나물무침, 그리고 두툼한 계란말이까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마치 엄마가 집에서 해주는 듯한 익숙한 모습이었다. 특히 두툼한 계란말이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비주얼이었다. 요즘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푸짐한 인심이 느껴졌다.

반찬을 하나씩 맛보는데, 정말 ‘할머니 손맛’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맛이었다. 시금치나물은 간이 딱 맞았고, 버섯나물은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김치는 적당히 익어서 아삭했고, 콩나물무침은 고소했다. 특히 계란말이는 겉은 살짝 노릇하고 속은 촉촉해서, 정말 맛있었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푸짐한 반찬
다채로운 색감과 정갈한 담음새가 돋보이는 반찬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드디어 기다리던 제육볶음이 나왔다. 빨갛게 양념된 제육볶음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양파와 파가 듬뿍 들어간 것도 마음에 들었다. 젓가락으로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고기는 부드러웠고, 양파와 파는 아삭했다.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윤기 흐르는 제육볶음
매콤달콤한 양념과 신선한 재료의 조화가 일품인 제육볶음.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다.

밥 한 숟갈에 제육볶음을 듬뿍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쌈 채소가 없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과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된장찌개가 나왔다. 찌그러진 양푼 냄비에 담겨 나온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정겨웠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줬다.

된장찌개는 살짝 새콤한 맛이 느껴진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두부와 애호박, 양파 등 건더기도 푸짐하게 들어 있어서, 밥과 함께 먹으니 든든했다. 특히 찌그러진 양푼 냄비에서 느껴지는 ‘레트로 감성’이, 맛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던 된장찌개 맛과 비슷했다.

푸짐한 한 상 차림
제육볶음, 된장찌개, 그리고 다양한 반찬들로 가득 채워진 푸짐한 한 상 차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정신없이 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너무 배불렀지만, 왠지 숟가락을 놓기가 아쉬웠다. 마지막 남은 제육볶음을 밥에 쓱쓱 비벼서,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현금 또는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했다. 요즘 세상에 카드 결제가 안 된다는 점이 조금 불편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제육볶음 1인분에 9천원이라니, 정말 ‘가성비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의성식당은 주차 공간이 따로 없고, 화장실도 깨끗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가게 내부도 비좁아서, 점심시간에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푸짐한 인심과 정겨운 맛,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백반 맛집이었다.

다만, 혼자 방문했을 때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다는 후기도 있었다. 오징어볶음이나 제육+오징어볶음은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고, 혼자 온 손님을 약간 빤히 쳐다본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제육볶음을 맛있게 먹었고,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마도 혼자 방문하는 손님에게는,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제육+오징어볶음 클로즈업
제육과 오징어의 환상적인 만남.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제육+오징어볶음.

계산을 마치고 식당 문을 나서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갔던 백반집의 추억이 떠올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푸짐한 인심과 정겨운 맛에 감동해서 그랬을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행복’이라는 두 글자가 떠올랐다. 다음에 또 강서구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오징어볶음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핸드폰으로 의성식당을 검색해봤다. “30년 단골입니다. 맛도 인심도 변치 않아요”, “한국 최고, 지구 최고, 우주 최고” 등 극찬하는 리뷰들이 많았다. 역시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메뉴 가격표
변함없는 가격과 메뉴를 확인할 수 있는 가격표.

총평: 등촌역 근처에서 저렴하고 푸짐한 백반을 맛보고 싶다면, 의성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20~30년 전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공간에서, 정겨운 맛과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카드 결제가 안 되고 주차 공간이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혼자 방문하는 것보다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꿀팁: 오후 5시까지만 영업하니, 방문 시간을 꼭 확인하고 가세요!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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